첫인상이 좋아야 페이지라도 넘기지
기억이 정확하지는 않지만 얼마 전만 해도 창의적이고 독특한 포트폴리오가 유행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 때문에 자신만의 포트폴리오 사이트를 만들거나 영상으로 제작하는 것들이 트렌디한 방법으로 대두되던 때가 있었다. 아직도 창의력이 중심이 되어야 하는 분야는 그런 포폴이 가산점을 받기도 하지만 지금은 글쎄. 내 기억에는 UX를 기업에서 중시 여기던 시점부터 이런 현상이 둔화되던 걸로 기억한다. 왜일까?
쉽게 생각하면 UX가 논리력과 타당성을 중심으로 삼는 분야인 탓인지는 모르지만, 확실한 건 이쪽 분야에서는 창의적인 포트폴리오가 득 보다 실이 많은 접근이 되어버렸다는 것이다. 아무래도 창의력이란 녀석은 논리적으로 설명하기엔 다소 버거운 존재이기도 하기에 철저한 근거와 개연성을 요구하는 UX와는 상성이 좋지 않은 탓일까?
불행하게도 많은 취업 준비생들이 오해하는 것 중에 하나가 포트폴리오가 자신을 드러내고 작품을 뽐내기 위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는 점이다.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지만 반쯤 맞다고 해야 할까? 사실 포트폴리오는 자신을 드러내는 게 주목적이라기보다는 사용자이며 독자인 평가관에게 내가 취업을 위해 준비된 인재임을 설득하는 문서에 가깝다. 그 수단으로 나의 작품이 사용될 뿐이다.
십수 년간 학생들을 가르쳐 본 경험으로는 상당수가 이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함을 안다. 그리고 앞으로의 풀어나갈 모든 이야기들이 이 개념을 온전히 이해하지 못하면 흡수하기 어렵기 때문에 약간의 억지가 있는 예를 들어보고자 한다. 이 예를 들었을 때 대부분의 학생의 눈빛이 변하며 끄덕이는 것을 보아 아주 틀린 예는 아닌 거 같다.
가만히 눈을 감고 생각을 해보자. 여러분은 지금 소개팅을 위해, 조용하지만 분위기 좋은 카페에 앉아 가만히 커피잔을 들어 올리고 있다. 그리고 맞은편 자리에 앉아 처음 마주한 상대방의 인상이 너무나 마음에 든다. 그(또는 그녀)에게 어떻게든 애프터를 받아 이 자리를 이어나가고 싶은 기분이 들었다.
여기서 억지스러운 부분은, 연애는 기본적으로 쌍방의 호감과 적당한 상대방에 대한 이해가 전제된 다음에야 관계의 지속이 이루어지는 법인데, 여러분의 취업은 상당히 일방적이란 점이다. 사실 이보다 더 적합한 예시들도 있겠지만 이제 막 취업을 준비하는 상황에서 비교적 보편적으로 경험했을 것이라 유추되는, 다시 말하면 감정 이입이나 상황의 이해가 더욱 수월할만한 예시를 들다 보니 어쩔 수 없다는 변명을 해본다.
다시 돌아가, 지금 눈앞의 상대방의 호감을 얻어내려면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 나가는 게 좋을까? 여러분의 선택지는 아마도 둘 중에 하나일 것이다. 하나는 내 매력을 뽐내기 위해 가능한 한 나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먼저 풀어놓아 흥미를 끄는 것과, 또 다른 하나는 상대방의 관심사나 반응을 살펴가며 대화를 이끌어 나가는 것이다.
사람마다 취향은 천차만별이므로 뭐가 정답이라고 못박아 둘 수는 없겠지만 사회학적인 관점에서는 후자를 모범답안으로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자기 할 말만 떠드는 사람과 내 관심사에 맞춰 듣고 싶은 말을 찾아 들려주려 노력하는 사람 둘 중에 누가 더 마음에 드는지를 생각해 보면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같은 관점에서 보면 포트폴리오를 통해 평가관이 보고 싶은 건, 마치 눈앞에 앉아 이 사람이 얼마나 내게 잘 맞을까 고민하고 있는 사람과 다르지 않다. 그가 몸담고 있는 조직(회사)에서 필요로 하는 자질을 갖추고 있는 인재인지 찬찬히 살펴보고 싶을 것이다. 그런데 그걸 무시하고 그저 자신의 이야기만 늘어놓는, 자칭 창의력이 가득한 톡톡 튀는 포트폴리오는 어떤 취급을 받아야 할까? 김 부장이 첫 번째 지원자의 포폴을 열어보고 느낀 감상들을 돌이켜 보자.
[목적과 맞지 않는 문서에 대한 감상]
1. 아무런 감흥이 느껴지지 않는 화려한 표지
2. 자기소개서에 넣어도 될 느닷없는 자기소개
뭔가 악의적으로 정리한 듯 보이지만, 지금 김 부장은 적어도 짜증이 나 있는 상태임을 알아야 한다. 앞서 소개한 에피소드는 부담 없이 받아들이기 좋은 일상을 발췌해 놓았지만 실제 직장생활은 좀 더 야생에 가깝다는 점을 고려해야만 한다. 다시 말해 김 부장은 짜증의 강도가 높아 무조건적인 호의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상태라는 말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애써 좋게 이해해 줄 거라는 희망 섞인 생각은 일찌감치 접는 게 낫다.
1. 아무런 감흥이 느껴지지 않는 화려한 표지란?
이쯤에서 여러분은 더욱이 기업/조직이 어떤 필요를 요구하는 지도 모르는데, 도대체 어떻게 상대의 관심과 반응을 고려해서 이야기를 풀어내야 할지 막막할 것이다. 직접 눈앞에 있는 상대처럼 내가 말을 하면 즉각적인 반응을 하는 것도 아닌데(즐거운 표정이나, 심지어는 실망하는 표정이라 할지라도) 어떻게 아느냐고 말이다. 하지만 냉정하게 바라본다면 매우 잘못된 이야기다.
기업은 그 조직이 가진 서비스와 제품을 통해 기업이 바라보는 지향점을 단적으로 드러내고 있으며, 이 외에도 다양한 뉴스 기사와 기업 SNS를 통해 자신들의 관심사를 끊임없이 떠들곤 한다. 단지 여러분이 그것을 눈여겨보고 귀담아듣지 않았을 뿐이지. 그리고 해마다 합격하는 친구들을 보면 이런 기업의 관심사를 읽어내는 일이 단순히 경험이 없고 어리기에 못하는 일이 아닌 것만은 확실하다.
UX분야에서는 특히나 본인의 잠재의식을 명확하게 객관화하지 못한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사실 그들 입장에서는 객관화할 필요가 없다) 불투명한 단서들을 가지고 다양한 가설을 검증하고 실험하는 능력이 매우 중요시된다. 그런데 자신의 지향점을 비교적 정확하게 밝히고 있는 기업의 요구를 읽어내지 못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큰 감점사유가 될 수밖에 없다.
그러니 포트폴리오를 만들면서 무턱대고 어떤 색을 입히고 어떤 장식을 넣어 꾸밀까 고민하기 전에 내가 지원하는 기업에서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소비할지를 감안하고 시작했으면 한다. 명심해라, 때와 장소에 적합한 옷차림이 있는 것처럼 상황에 맞는 문서라는 것도 존재한다는 사실을 말이다.
2. 자기소개서에 넣어도 될 느닷없는 자기소개를 피하라
나는 항상 회사에 정장을 입고 다니는 편이긴 한데, 규정은 아슬아슬하게 청바지까지는 허용되는 비즈니스 캐주얼이지만 굳이 정장을 골라 입는다.
이유야 여럿 있지만 가장 중요하게 꼽는 건 아무래도 대외적인 미팅이나 만남이 많은 직무를 맡고 있다는 점. 회사일을 하다 보면 갑작스레 미팅이 생기는 등의 격식을 차려야 하는 경우가 찾아온다. 그럴 때 편한 사람들, 나쁘게 생각하자면 만만한 나보다 낮은 사람들을 대할 때는 상대방이 내 복장을 그리 신경 쓰지 않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격식을 차려야 하는 상대들을 마주할 땐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언제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모르니 가급적이면 너무 편한 복장은 지양하는 편이다.
이처럼 모든 상황에는 적합한 복장과 매너가 존재하는데, 스스로도 꼰대가 되지 말자고 다짐하고 사람들을 편하게 대해주려 노력하지만 나 역시 처음 만나는 기업 미팅에서 상대방이 허름한 티셔츠를 입고 나오면 눈살이 찌푸려진다. 이처럼, 포트폴리오에서 자기소개서를 마주하면 당혹감을 넘어 살짝 짜증이 일어오르곤 한다.
다소 예민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대학 학술대회나 콘퍼런스 참석해 본 경험이 있다면 어느 정도 이해할만한 예시가 있다. 당신이 참여한 콘퍼런스에서 발표자가 자신의 프로젝트를 발표 후 청자들에게 질문을 받는 시간이 진행 중이라 생각해 보자. 그럴 때 누군가가 손을 들고 마이크를 잡는다. 그리곤 자기소개를 장황하게 이어나간다. 학번은 무엇이고, 어느 학과이며, 본인의 관심사는 무엇이고 어떤 전문성을 가지고 있는지 늘어놓는다. 청중 가운데에서는 혀를 차는 사람이 보인다. ‘발표자의 주제에 맞는 질의를 해야지 누가 그런 걸 알고 싶대? 자기 자랑 할 수 있는 시간은 있다가 네트워킹 시간에나 하란 말이야!’
콘퍼런스에서 저런 질문자를 별로 반기지 않는 이유는, 짜인 스케줄이 타이트하기도 하고 주제에 맞는 논의를 한 명이라도 더 하려면 그만큼 시간이 아깝기 때문이다. 그 와중에 자기 연설로 시간을 허비하는걸 누가 달가워할 수 있을까?
포트폴리오에 담긴 여러분의 자기소개는 저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다. 왜냐고? 김 부장은 그만큼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 속된 말로 바빠 죽겠는데 본질에서 벗어난 이야기를 들고 오면 화가 날 수도 있는 법이다. 그러니 여러분의 자기소개는 네트워킹 시간(이력서의 자기소개서)에 담아두자.
그리고 블라인드 채용을 진행하는 기업에서는 저런 자기소개서가 잘못 들어가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탈락 사유가 되니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도 걷어내는 게 이롭지 않을까?
자, 위의 이야기를 이해했다면 이제 여러분의 포트폴리오는 평가관이 앉아 페이지를 넘겨볼 자격이 생긴 셈이다. 하지만 이건 아주 기본적인 걸음마였을 뿐이다. 여기서 한 발자국 더 들어가 보면 어떨까?
포트폴리오의 껍데기가 준비되었다고 해서 평가관이 점수를 후하게 주지 않는단 이야기다. 처음 몇 장을 넘겨볼지 고민할 때 그 고민을 덜어준다는 정도지 이것만으로는 합격하기에 충분하지 않다. 이다음에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앞서 주식거래 플랫폼 프로젝트를 제안했을 때를 떠올려 보자. 아마 그때 김 부장의 감상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을 것이다.
[보는 사람을 고려하지 않은 자기주장]
1. 독자의 시간 절약을 돕는 인덱스(목차)의 부재
2. 설명도 없이 주제만 던져놓은 프로젝트 표지
3. 상대를 고려하지 않은 이기적인 내용 구성
사실 이건 이해를 돕기 위한 연출이기에 가능한 일이지 애당초 이런 내용은 김 부장에게까지 올라가지 못한다. 팀장 선에서 바로 컷이다. 그렇지 않다면 이런 포폴을 평가해 달라며 상급자에게 올린 팀장은 능력 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기는 글러버린 일이니까 말이다.
1. 독자의 시간 절약을 돕는 인덱스(목차)의 부재
우리가 책을 읽다 보면 목자는 그냥 생각 없이 넘겨버리는 경우가 흔하다. 그렇기에 목차가 별로 중요하지 않다 생각하곤 하지만 여기엔 매우 큰 오해가 있다. 여러분이 책을 읽는 상황은 그 서적을 손에 집어 들기까지 많은 고민과 과정들이 있을 테고, 이 책을 읽겠다고 책장을 넘기는 순간부터는 가장 뒷장까지 완독 하겠노라는 자신만만한 다짐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서두에 자리 잡은 목차는 그리 중요치 않게 여겨질 수 있다. 어차피 이 책은 내가 다 읽을 생각이니까!
하지만 포트폴리오는 전혀 다르다. 여러분의 독자인 평가자는 지금이라도 보던 포폴을 덮고 얼른 다른 포폴을 열람하거나 다른 일을 해야 하는 사람들이다. 여러분의 포폴을 끝까지 넘겨줄 의리나 다짐은 매우 희박하다.
그렇기에 목차가 매우 중요해진다. 평균적으로 볼때 신입의 경우에는 두 개에서 세 개 정도의 프로젝트를 담고 경력직의 경우에는 적어도 다섯 개 전후 또는 그보다 경력이 많은 경우 비례해서 내용이 많아지곤 한다. 그리고 한 프로젝트는 적어도 다섯 장에서 열 장 내외의 분량을 차지하고 있을 텐데, 이는 결코 적은 양이 아니다.
여기서 목차가 있다면 평가자는 포트폴리오를 사용할 때 매우 유리해진다. 수십 페이지에 달하는 문서 중에 여러분이 어떤 관심사를 가지고 작품들을 풀어냈는지 빠르게 탐색할 수 있으니까.
‘이 친구는 금융 관련 프로젝트가 많네, 금융사를 작정하고 준비한 거 같은데 관련 인사이트도 제법 있으려나?’
이제 평가자는 흥미롭고, 그리고 비교적 호의적으로 여러분의 페이지를 넘겨볼 가능성이 생겼다.
2. 설명도 없이 주제만 던져놓은 프로젝트 표지
목차가 포트폴리오 전체를 망라하는 요약이라고 한다면, 프로젝트 표지는 한 주제에 있어서의 요약과 같은 역할을 한다. 그렇기에 평가자의 기대심리는 매우 흡사한데, 여기에 과감한 미니멀리즘으로 타이틀만 덩그러니 놓여있다면 어떨까?
가끔 대화하다 보면 짜증 나는 화법이 있는데,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대표적인 사례는 단답형으로 맥이 끊어지게 대화하는 사람이 아닐까 싶다. 이런 타입이 피곤한 이유는 먼저 상대방을 향한 배려가 부족한 무례한 사람으로 느껴진다. 그리고 굳이 대화를 이어 나가야 하는 상황이라면 내가 더 노력을 기울여서 대화를 이끌어 나가지 않으면 도무지 대화를 이어나갈 수가 없다.
[올바른 투자를 위한 주식거래 플랫폼] 이게 대체 뭘 하겠단 말일까? 기존의 어떤 문제를 어떻게 올바르게 만들겠다는 말일까? 그보다 올바르다는 단어 자체도 정의가 모호해서 무엇을 하고 싶은지 감도 안 온다. 이렇게 단답형으로 던져놓은 단어의 조합 앞에서 평가자가 할 수 있는 선택지는 둘 중에 하나다. 그래도 뒷 내용은 훌륭하리라 속아보면서 굳이 대화를 이어나가는 것처럼 인내하며 페이지를 넘겨본다. 그리고 다른 선택지는 그냥 덮어버린다.
반면 맥도널드 프로젝트를 한 친구를 생각해 보면, 서툴긴 하지만 어떤 주제를 대상으로 무엇을 하겠다는 의도가 명확하게 읽힌다. 이런 친절한 화법 앞에서는 그 대화가 이어질 가능성이 누가 보더라도 월등히 높지 않을까?
3. 상대를 고려하지 않은 이기적인 내용 구성
한 번은 회의를 하면서 부하직원을 나무란 적이 있다. 누구나 아는 지극히 상식적인 이야기를 장황하게 설명하는 버릇이 있는 친구였는데, 평소라면 일단 들어준 뒤에 방향을 잡아주며 피드백을 했을 것을 그날은 정말 바쁘고 정신이 없는 날이었기에 문제였다. 나는 그 친구의 이야기를 종종 끊으며 상식적인 이야기는 접어두고 네가 생각하는 인사이트를 말하라고 다그쳤다.
간혹 포트폴리오를 보다 보면 취업을 준비하는 취준생들의 욕망과 염원이 가득가득 눌러 담긴 때문인지 굉장히 하고 싶은 말이 많다고 느낄 때가 있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건 대부분은 여러분이 하고 싶은 말이 내가 듣고 싶고, 보고 싶은 말과는 다르다는 점이다.
프로젝트의 서두에는 선택한 주제에 대한 기본적인 문제의 검증으로 시작하는 게 일반적이다. UX 포폴 프로젝트는 큰 틀에서는 문제를 정의하고 > 대안을 도출한 뒤 > 전략을 수립하고 > 설계를 진행하고 > 결과를 도출하는 일련의 서사를 거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시나리오는 실무에서 결과를 도출하는 프로세스와도 닿아있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그렇기에 프로젝트의 서두에서는 여러분이 삼은 주제가 가진 문제를 구체적으로 정의하고 증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를 평가자가 이해 또는 납득할 수 있다면 이 주제는 개선이 필요한 일정한 사용자/시장의 Pain Point로 정의되는 것이며, 포폴을 감상하면 이를 기준으로 얼마나 효과적으로 대안을 제시하여 해결하는지를 엿볼 수 있기에 더더욱 그러하다.
하지만 나를 드러내고자 하는 욕망이 강한 친구일수록 이 서두에 누구나 아는 사실을 당연한 듯, 중요한 듯 써 내려가는 경우들이 흔하다. 단적인 예시로는 페이지의 절반 또는 전체를 사용자 조사(인터뷰)를 한 과정으로 채워 넣는 경우다. 이 외에도 심각한 예시가 더 있지만 지금은 인터뷰에 집중해 보자.
실제 사용자 인터뷰를 하는 건 상당한 시간과 자원이 소모되는 일종의 노력의 영역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자신이 어떠한 과정을 거쳐 어떤 사람들을 만나고 어떤 대화를 나누었는지 드러내고 싶을 것이다. 그만큼 노력했으니까 이런 노력 점수도 알아 달라는 것처럼.
여러분의 바람과는 달리 안타깝게도 인터뷰는 다양한 리서치 방법 중에 흔하게 사용되는 방법론 중 하나다. 그리 특별할 게 없다는 이야기다. 그리고 냉정한 이야기지만 일은 얼마나 노력했는지 보다 어떤 결과를 효율적으로 뽑아내는지를 보는 것이기에 사실 노력은 크게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저 당연하게 해야 할 뿐이지. 그렇기에 이런 전개를 통해 자신의 노력을 인정받고 싶은 건 안타까운 이기심이라고 봐야 하지 않을까?
여기서 최근에 혼냈던 그 부하직원에게 해준 이야기를 잠시 떠올려 본다.
“누구나 아는 사실은 이야기하지 마. 나를 상식도 없는 사람으로 여기는 게 아니라면 네가 새롭게 발견한 이야기를 들려주지 않겠어?”
내 기억이 맞다면 다소 짜증이 난 상태에서 더 단호하고 짧은 단어들로 이야기했던 것 같기도 하지만 그건 넘겨두도록 하자. 저런 프로젝트를 받아 든 평가자도 크게 다르지 않은 상황이란 건 확신한다.
‘인터뷰 말고 그래서 뭘 발견한 건데! 올바르게 개선해야 할 올바르지 못한 주식거래는 대체 뭐냐고!?’
저자 aiden의 UXUI 포트폴리오 온라인 강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