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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iden Jun 19. 2023

나의 공황장애의 원인은...

자기 관리의 문제였을...까?

난 이전 회사에서 전정신경염을 앓고 한 달을 누워만 지낸 적이 있었다. 전정신경염은 '어떤 원인'에 의해 몸에 균형을 유지하는 전정신경에 염증이 발생하여 눈이 돌듯한 어지러움과 구토를 느끼고 서있기조차 힘든 병입니다. 확실한 원인은 아직 모호하지만 스트레스나 면역력 저하로 몸이 약해졌을 때 바이러스 감염이 일어난다는 게 학계저의 정설.


당시의 저는 신사업 관련 팀장으로 보임을 받았고, 조직을 이제 세팅해 나가는 수준의 상황이었죠. 초기 몇 달간은 프로토타입 만들며 안정된 관련 업체와도 MOU 체결과 협업 계약까지도 모두 완료한 뒤였어요. 정신없는 하루하루였는데 이 뒤가 문제였죠.


역시 사람이 부족했으니까요. 이 분야가 약간의 전문지식이 필요로 하는 분야이기에 지원자가 적었던 탓일까, 아니면 비즈니스는 타이밍이라는 강력한 호소에 떠밀리듯 마음에 안 차는 사람을 뽑아서였을까요? 제 인생에 가장 힘들었던 때라고 생각합니다.


사례를 늘어놓자면 끝도 없지만 면접때는 한없이 예의 발랐던 사람이 이럴 수가 싶나 싶을 정도.. 일을 하나 시키기 위해 오히려 옆에서 어떻게 해야 하나 마이크로 매니징까지 해줘야 했던 그런 상황. 이건 아니다 싶어 수습기간을 마치기 전에 윗선에 의사를 표현했지만 이 친구가 정치는 잘했나 봅니다. 상무님은 그래도 한번 버티고 키워보자는 말씀.


결국 줄글로는 서술할 수 없는 고통의 연속에서 결과적으로 저는 회사에서 쓰러졌어요. 중심을 잡지 못한 채 화장실에 기어가 구토를 하면서 119가 올 때까지 그렇게 무너져 있었죠. 그 뒤로 근 한 달을 누워 있던 거 같아요. 눈만 뜨면 구토감이 올라와 걷는 건 고사하고 눈을 뜨는 것조차 불가능했죠.


그렇게 지내면서 몸을 회복하고 일상으로 돌아왔을 때, 제게는 약간의 트러블이 남았습니다. 극도의 스트레스 없이도 간혹 시야가 빙 돌면서 어지러움이 찾아오는 것. 한 번은 운전을 하면서도 그런 증상이 나타나 갓길에 급히 차를 세우고 운전대를 잡고 하염없이 울었더랬죠.

그 결과 제게 남겨진 건 진정제와 항우울제.


그때부터 저는 문제를 안 만드는 것 자체가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문제가 생겨도 나서지 않겠다고 마음을 먹었더랬죠. 하지만 방관자로는 지금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테니, 이제는 제대로 제 병을 마주하고 뭔가는 해야할 때인건 확실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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