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조와 사도세자의 악연 >
지난주 목요일 (2025.09.25) JTBC에서 방송하는 [역사 이야기꾼들]에서
너무나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다.
영조와 사도세자의 천륜이 지옥 같은 악연이었다는 사실이다.
사도세자가 뒤주에 갇혀 죽었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
그렇게 죽게 된 배경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했기에
막연히 당파 싸움에 의한 희생양이라고만 생각했었다.
평균 수명이 46세였던 그 당시,
영조 나이 42세에 얻은 늦둥이 아들 사도세자는
영조의 기대와 총애를 한껏 받으며 2세 때부터 세자로 책봉되었고
앞으로 왕이 될 세자를 위한 학문과 교육에 매진하였다.
보통은 8세 때부터 세자 교육을 했다는데
2세때 부터 그야말로 스파르타식 교육을 받았으니
사도세자 입장에선 얼마나 스트레스였겠는가.
그래도 어린 나이에 아버지의 사랑을 받고자
하기 싫은 공부를 억지로 해왔지만
성장하면서 점점 학문보다는 무예에 더 관심과 재능을 보였고
영조는 그런 사도세자를 못마땅해하며 사사건건 야단을 쳤다.
결국 사도세자는 아버지를 기피했고
부자지간의 갈등의 골이 깊어 갈수록 폭력적으로 변하여
무고한 신하들을 칼로 베어 죽이거나
자신의 궁에 실수였든 의도였든 불을 지르기도 했다.
급기야 미친놈처럼 칼을 들고 한밤중에 왕의 궁 앞에 나타났으니
역적에 버금가는 행동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왜 하필 뒤주였을까?
영조의 모친이 무수리 신분이었기에
신하들로부터 무시를 당했던 콤플렉스로
더욱 정통성에 목말랐던 영조는
사도세자의 아들 (훗날 성군이 된 정조)을 왕으로 세우기 위해서
사도세자를 역적 대신 미친놈으로 취급하는 방법을 택했을 것이다.
아버지의 지나친 기대와 욕심이 자신의 하나밖에 없는 귀한 아들을
그렇게 망쳐 놓고 끝내 죽여버린 것이다.
세상에... 이런 악연이 또 있을까.
정말 가슴 아프고 끔찍한 일다.
한편으로 생각해 보면
나이 많은 영조 입장에서 조바심이 났을 수도 있었겠구나 싶다가도
아무리 그렇지만 자식에 대한 기대가 지나쳐도 너무 지나친 나머지
무리수를 두었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영조와 사도세자의 이야기는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특히 자식을 키우는 부모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영어 유치원과 조기 교육의 붐이 어제오늘의 일만은 아니지만
최근 들어 부쩍 4세 고시니, 7세 고시니 따위의 말들을 듣다 보면
깊은 한숨이 절로 나온다.
대체 무엇을 위한, 누구를 위한 교육인지 모르겠다.
부모의 욕심으로 자식의 인권을 무참히 짓밟았던 영조가 환생한 건 아닌지...
스스로 생각해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