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일 매일 제인 오스틴 365 >
소설 [오만과 편견]으로 유명한 제인 오스틴은 1775년 12월 16일에 영국의 작은 시골 마을에서 태어났다.
내가 그녀의 문장을 읽으며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2025년 12월 16일)
오늘이 정확히 그녀의 탄생 250주년이 되는 날이다.
이 운명 같은 우연에 미소가 절로 지어진다.
이 책의 편집자는 소설 [오만과 편견]속 주인공 엘리자베스 베넷에 대한 묘사가
곧 제인 오스틴을 설명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나 역시 공감한다.
“그녀는 쾌활하고 장난기가 많았으며,
뭐든 말도 안 되는 것을 재미있어했다.“
[매일 매일 제인 오스틴 365]는
작가이자 편집자인 ‘타라 리처드슨’이
‘제인 오스틴’의 작품들을 한데 모아 그중에서 위트 있게 사유할 수 있는 문장들을
감성과 이성, 자존감, 자유라는 키워드를 담아 짧은 해설과 함께 묶은 인용집이다.
이 책을 펼쳐 읽기 전엔 제인 오스틴의 여러 소설들을 요약한 모음집일 거라 생각했는데 내 예상을 빗나갔다.
그녀의 작품들을 한 장 한 장 분해해서 공중에 날린 뒤 무작위로 내려앉는 종이 한 장을 집어 들어 읽는 느낌이랄까.
그만큼 모든 소설들이 마구 뒤섞여있어 처음엔 좀 혼란스러웠다.
마치 오늘의 운세를 점 치듯 매일 아침 타로 카드의 뒷면을 해석하는 기분이 들었다.
책의 제목처럼 365일 동안 매일 날짜별로 소설 속 한 문장을 적어 놓았는데,
편집자의 주관적인 기준으로 계절과 각 달에 어울리는 주제를 정해 날짜와 문장을 매치시켰다.
하지만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제인 오스틴이 언니 커샌드라 오스틴에게 보낸 편지의 날짜와 같은 날에
그녀의 편지 일부분을 넣은 것을 제외하곤 날짜와 문장 내용의 연관성은 그다지 없어 보인다.
하지만 그런 건 중요하지 않다.
오늘은 어떤 소설의 어떤 문장이 걸려들지 궁금증을 갖고 책을 펼쳐보는 재미가 있기 때문이다.
내 생일 날짜에는 어떤 문장이 들어있을지 궁금해 먼저 읽어봤다.
1814년 그 당시 아직 발행되지 않은 [맨스필드 파크]의 원고를 읽던 오빠 헨리에 대한 얘기를 담아
언니 커샌드라에게 보낸 편지가 실려있다.
나도 아직 읽어보지 않은 소설이라 이번 기회에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41세, 너무 이른 나이에 유명을 달리한 제인 오스틴은
《오만과 편견》, 《이성과 감성》, 《에마》, 《맨스필드 파크》, 《노생거 사원》, 《설득》은 물론
사후 출간된 《레이디 수전》, 미완성 유작 《샌디턴》과 《왓슨 가족》,
어린 시절의 실험 정신이 담긴 초기 습작 모음집 《쥬베닐리아》에 이르기까지
풍자와 재치 있는 유머, 각 인물들에 대한 섬세한 묘사로
20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으니 그녀는 여전히 우리들 가슴속에 살아 있는 셈이다.
책 표지가 요즘 시대에 보기 드문 금박 장식의 하드커버 제본이라
작가가 살았던 19세기의 영국 상류층 아가씨를 보는 듯 아름답다.
공단 소재의 책갈피 끈까지 디테일에 신경 쓴 게 보인다.
요즘 독서가들 사이에서 하루 한 문장씩 필사하는 유행에 걸맞게
고전 소설 속 문장을 음미하며 사색에 잠기기 더없이 좋은 연말 선물용으로도 제격이다.
도 서 : 매일 매일 제인 오스틴 365
저 자 : 타라 리처드슨
번 역 : 박혜원
출 판 : 알레
발 행 : 2025. 12.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