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나새끼...
북한의 대남 도발이 끊이지 않았던 4공 시절 당연히 남북한 최정예 군인들과 미군이 코앞에서 서로 정렬해 있는 판문점의 JSA에는 긴장이 감돌았습니다. 1975년 6월 30일 JSA에 UN 소속으로 근무하던 헨더슨 소령은 판문점 건물 근방의 한 벤치에 앉아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에 뜬금없이 북한의 기자 한 명(평양방송)이 소령에게 "간나새끼들, 니네 나라로 빨랑 가라우"라며 시비조로 말을 걸어왔는데 기분이 언짢아진 헨더슨 소령은 당연히 무시했습니다.
그러자 그 북한의 기자는 헨더슨 소령에게 침을 뱉었고 헨더슨 소령이 발끈해서 일어서자 얼굴에 주먹을 날렸습니다. 물론 헨더슨도 그 기자에게 카운터를 날렸고, 이를 본 북한군 10여 명이 헨더슨에게 달려들었습니다. 헨더슨은 그 자리에서 북한 군인들에게 둘러싸여 심한 구타를 당했고, 장 파열과 목뼈가 부러지는 등의 중상을 입었습니다.
그리고 북한 경비병들은 중상을 입은 핸더슨 소령을 구출하려는 유엔측 경비병들에게까지 집단폭행을 가하려 했습니다. 다행히 헨더슨 소령은 당시 경비를 서고 있던 미군에게 구조되어 헬기로 병원까지 후송되었으며 얼마 후 전역하였습니다.
이러한 사건이 일어날 수 있던것이, 당시에는 공동경비구역 JSA 내에서 상호간의 자유로운 왕래가 가능했습니다. 그래서 당시에는 한국군과 북한군이 대화도 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남북 화해무드가 무르익었을 때는 서로 형동생하며 통일되면 서로의 집에 놀러가자고 주소를 교환하기까지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당시에도 미군 소령이 두들겨 맞을때 우리나라 병사들이 "형, 왜 이래."라고 하면서 뜯어 말렸다고 합니다. 이러한 자유왕래는 판문점 도끼만행사건 이후 완전히 구역이 나눠지면서 불가능하게 됩니다. 양국 군인들끼리 벌어진 구타사건일 뿐이지만 중소 분쟁같은 대형 사건도 비슷한 사건을 통해 일어난 사건인 만큼 역사적으로 꽤나 비중있는 사건이었습니다.
한편 이 사건을 1975년 당시 중앙일보 이창성 기자가 촬영한 사진이 국내 신문은 물론 외신을 타고 세계 유력지에도 게재돼 북한의 호전성을 알려 한국기자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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