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복지관입니다

# 극한직업

by 칠십 살 김순남




일반 문화센터나 주민센터도 그렇겠지만 복지관, 특히 노인복지관에는 할아버지보다 할머니가 훨씬 많다. 평균 수명이 말해주듯, 여성분이 더 많다. 웬만한 수업에도 할머니의 비중이 압도적이다. 그렇지만 컴퓨터 수업에는 남학생이 여학생보다 많다. 할아버지들은 할머니들과는 다르게 대부분 말이 없으시다. 그러니 수업 시간내내 조용하다. 어떤 경우에는 조용하다 못해 우중충하기도 하다. 이럴 때 강사의 재치와 유머가 필요한데, 나는 유독 그런 재치가 없다. 내 딴에는 조금 웃겨보고 싶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보지만 반응은 항상 조용하다. 우리 시대의 아버님들은 대부분 무표정이다. 그래서 그냥 분위기는 포기하고 수업만 한다.


그러다가 도저히 웃음이라고는 없는 점잖은 할아버지께서 문서 작성중 '복지'란 단어에 오타를 냈다. 본인은 전혀 모르시는 눈치다 지적을 해드렸다.


"선생님 오타예요. '복지'에서 'ㄱ'을 빠뜨리셨네요."


그제야 알아채고 가만히 슬쩍 미소가 지어지신다. 하나 건졌다. 써먹어야지.


"여러분, 여기 보세요. 천천히 하셔도 좋으니 정확하게 입력하도록 하세요. '복지'라는 단어에서 'ㄱ' 받침을 빼면 신고당할 수도 잇어요."


내 말에 눈이 둥그레져서 모두 씨~익 웃으신다. 그게 전부다. 나이든 학생의 얼굴에 웃음을 띠게 하는 일이 이렇게 힘들다. 내가 이렇게 어려운 일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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