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원 Apr 02. 2020

사우다지

어려운 게 아니라 하면 안 되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날은 언제나처럼 세계평화를 기원하고 탄소배출이 낮아지길 바라는 것처럼  B 밴드의 공연을 손꼽아 기다리던 여느 날이었다. 돌연 해체를 알렸다. 평소 빈틈없는 가사처럼 뒤집을 수도 없고 여지를 주지도 않는 단호한 발표였다. B 밴드는  청춘이었다. 함께 졸업을 하고 속물이   친구들. 한참 각별하다 어느 날 소원해진 친구들처럼 이제는 만나지 않게  것이다.
그날 저녁 라디오에서는 사우다지 saudade 단어를 알려주었다.  포르투갈에만 있는 단어로 그리워하면서도 행복하고 애석하지만 돌아가고 싶지 않은, 한국에는 없는 단어.

사우다지라는 말은 설명하기 어려운 의미라고 디제이는 말했다. 나는 설명하기 어렵다는 말을 쓰는 사람은 이기적이라고 생각했다. 이해시키고 싶지 않다는  같았다. 어렵다는 것이 잘못됐다는 말은 아니다. 어려운 것은 어렵게 설명하는  나는 맞다고 생각하고 어렵지만 가치 있는 일을 열렬히 지지하는 사람이다. 내가 경계하는 것은 어려운 것을 쉽게 복잡한 것을 단순하게 라는 식으로 우를 범하는 사람들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설명하기 어렵다 말은 ‘단순하게 표현하면 안 된다’고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친구들과 함께 했던 20대가,  시간 넘게 했던  통화들이, 팔짱 끼고 시내를  시간 동안이나 돌아다녔던 시간들이 단순한 단어로 분리수거되는 것은 어려운  아니라 하면 안 되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빙하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