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by 동그라미

원래 다 그런 거야. 앞에 어떤 말이 붙던지 간에 모든 것을 정당화해주는 마법의 문장이다. 처음 들었을 때부터 마음에 들지 않던 말이기도 하다. 본능적인 거부감이었던 건지 저 말을 들을 때면 먹기 싫은 음식을 억지로 먹는 기분이었다. 아직 사회생활을 못 해봐서 그래. 주로 이 친구와 짝을 이뤄 다니기에 나는 사회생활을 하게 되면 저 말에서 느껴지는 불편한 감정이 좀 사그라들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리고 지금, 사회 속에서 이리저리 물장구를 쳐 달리고 있음에도 나는 여전히 저 말이 어렵다. 물론 어떤 의미로 저 말을 하셨던 것인지 이해한다. 하지만 저 말을 내가 마음에 들어 하는 일은 없지 않을까 감히 생각해본다. 아니, 마음에 들어 할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힘차게 뻗어오는 물살들에 잠기지 않기 위해 열심히 발을 굴러 보는 사회 초년생은 그 뒤에 붙일만한 마음에 드는 말을 찾아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다른 사람들의 '원래'를 존중한다. 나는 이제야 출발 선에서 조금 멀어졌고 여전히 갈 길이 멀다. 그분들이 당시 얼마나 열정적이었으며 어떤 힘든 일들을 겪었고 얼마나 무수히 많은 일들을 해오셨는지 어렴풋이 짐작만 할 수 있을 뿐이다. 그 짐작조차 기만일 수 있을 정도로 나는 아직 배울 게 많다. 그와 동시에 나는 그분들이 하셨던 것처럼 어제보다는 오늘이, 오늘보다는 내일이 나을 수 있는 곳을 만들고 싶다.


내가 혼자 모든 것을 바꿀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나는 모든 것을 바꾸고 싶은 게 아니다. 내 주변이, 내 눈길이 닿는 곳들이, 내가 마주하는 사람들이 조금이나마 더 행복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을 뿐이다. 말하면서도 무슨 캠페인 주제 같지만 나부터 시작하는 작은 변화가 조금씩 퍼져 가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 그렇게 조금씩 꾸준히 해나가다 보면 어느 순간 바뀌어 있는 걸 볼 수 있겠지 하고.


그래서 오늘도 나는 뒤에 작은 조각 하나를 덧붙여본다. 네, 원래 그렇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이랬으면 좋겠어요 :) 지금은 내 희망사항일지라도 꾸준히 나부터 바뀐다면 변화를 만들어 볼 수 있지 않을까. 작은 기대를 걸어본다.


+

오늘의 소소한 잡담

더위가 다 가셨다고 생각했는데 늦게 찾아온 장마에

습함이 더해져 날이 덥게 느껴지는 날이에요.

선풍기 들여놓지 않은 게 다행.. 축축 늘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