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선택이라도 후회가 남는다면

하지 않고 후회하는 것보다 하고 후회하는 게 낫다.

by 동그라미

'인생은 B와 D 사이의 C다'라는 명언이 있을 만큼 삶은 시작되면서부터 선택의 연속이다.

오늘 아침은 뭘 먹을까부터 시작해서 회사에서 일을 처리할 때 어떤 일을 먼저 할지, 다음 주에 있을 친구 생일에 뭘 챙겨줘야 좋을지. 아침에 눈을 떠서 밤에 다시 눈을 감을 때까지 매 순간 선택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나는 항상 선택들이 무서웠다. 정확히 말하면 선택들로 이어질 결과에 대한 책임이 두려웠다. 나는 선택을 감당하지 못할 사람이라고 여겼고 몰려 드는 걱정에 파묻혀 뭘 고를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두려움은 늘 선택을 앞섰고 익숙한 길을 그대로 따라가기는 쉬웠다. 새로운 길을 갔더라도 목적지를 제대로 찾지 못했을 거라는 변명을 위안으로 삼았다. 하고 싶었고, 할 수 있었던 것들을 피해 가며 행동 없는 선택을 했다.


그리고 나는 곧 짜증이 났다. 할 수 있었던 것들에 대한 후회가 목에 남는 가래처럼 끈적이게 달라 붙었다. 안 하기로 한 것들에서 내가 얻은 게 뭐야? 그동안 나는 대체 뭘 하고 살았던 거지? 나한테 남은 게 뭐가 있는데? 물음표들이 점점 많아져 외면할 수 없게 되었을 때가 되어서야 나는 나에게 답을 줄 수 있었다. 어차피 나는 하든 안 하든 어떤 선택에도 그걸 돌아볼 사람이다. 안 하고 후회해서 남는 게 없을 바에는 하고 뭐라도 얻자.


물론 말이 쉽지 행동을 바꾸는 건 쉽지 않았다. 자꾸 선택한 뒤의 내가 하는 일까지 걱정을 했으니 당연했다. 지금 내 몫이 아닌 것까지 끌어안으려 들었으니 너무 무거워 나가질 못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하나의 원칙을 더했다. 오늘 벌어질 일까지만 생각하기. 어떤 선택지를 골랐을 때 그게 내 생각만큼 좋았는지를 판단하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그 판단은 끝까지 노력해본 미래의 내가 하는 것이지 지금의 내 몫이 아니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하기로 정하는 것뿐. 아직 오지도 않은, 부정적인 가정에 대한 걱정에 할지 말 지를 선택하는 데 너무 많은 시간을 쏟는 것은 접어 두기로 했다. 그 시간에 일단 시작하고 이걸로 얻을 수 있는 것을 생각하고 나에게 남는 것이 있도록 시작한 일에 치열하게 나를 쏟아내는 것. 이거면 충분하다. 제일 필요한 일이기도 하고.


이런 시간들을 거쳐 생긴 내 좌우명은 '하지 않고 후회하는 것보다 하고 후회하는 게 낫다'이다. 이 앞에는 '어떤 선택이라도 후회가 남는다면'이 붙고 이 뒤에는 '열심히 하면 뭐든 남는다'가 생략되어 있다. 아마 시간이 지나면 달라질 수 있겠지만 우선 지금 나에게 가장 필요한 말은 이것인 걸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