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대 입학장만 손에 쥐면 내 인생에 '꽃길'만 펼쳐질 줄 알았다. 하지만 졸업을 앞둔 내 앞엔 인생에서 가장 풀기 어려운 난제가 버티고 있었다. '무엇을 하며 살고 싶은가?' 이 근원적인 질문에 단 한 번도 진지한 답을 내려본 적 없던 나는, 취업 시장이라는 거친 파도 앞에서 사정없이 흔들렸다.
뚜렷한 목표도 없이 남들이 선망하는 이름값만 쫓아 지원서를 던졌고, 결과는 처참한 탈락의 연속이었다. 수십 번의 서류 전형과 면접을 거쳐 간신히 들어간 첫 직장. 그러나 그토록 원했던 회사 생활은 전혀 행복하지 않았다. 퇴근길, 남자친구(지금의 남편)에게 전화를 걸어 엉엉 우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누군가에게는 꿈의 직장이자 소중한 기회였을 그곳이 내게는 매일 아침 눈뜨기 싫은 지옥 같았다. 결국 나는 결심했다. 살면서 처음으로, 남의 시선이 아닌 '나'를 위한 선택을 하기로.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한국에서 내로라하는 최고의 스펙을 가졌던 나는, 그렇게 하루아침에 '자발적 백수'가 되었다.
거창한 계획은 없었다. 다만 두 가지만은 포기할 수 없었다. '내가 주체가 되는 일'일 것, 그리고 '내가 좋아하면서도 잘하는 일'일 것. 사회생활조차 제대로 해보지 못한 짧은 경험 속에서 필사적으로 답을 찾아야 했다.
백지가 가득 차도록 대학 4년의 기억을 모조리 끄집어냈다. 소소한 취미부터 동아리, 인턴, 봉사활동, 친구들과의 여행까지... 그러다 문득 4년 내내 단 한 번도 쉬지 않았던 활동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바로 영어 과외였다.
처음엔 그저 용돈벌이였다. 사실 생활비가 궁했던 것도 아니었다. 공부에 더 집중할 수도 있었지만, 나는 굳이 시간을 쪼개 과외를 했다. 소개가 끊이지 않았던 덕분이기도 했지만, 누군가를 가르치며 느끼는 그 뿌듯함이 참 좋았다. '좋아하면서 잘하는 일, 그리고 나의 노력만큼 성장이 눈 보이는 일.'
비로소 질문의 답을 찾은 기분이었다. 그렇게 나는 확신을 가지고 영어 사교육 시장에 첫발을 내디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