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수업의 한계를 깨고 1:1 맞춤형 수업을 만들다
원장은 멀티플레이어다. 수업은 기본이고 운영과 홍보, 상담까지 모든 것을 홀로 책임져야 한다. 수업 준비만 하면 되었던 강사 시절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일과가 빡빡해졌다. 나만의 공간에서 꿈꾸던 수업을 한다는 즐거움도 컸지만, 매 순간 마주하는 문제들을 해결하고 결정하는 과정 속에서 나는 점점 고단해졌다.
그중에서도 매 학기 머리를 아프게 만드는 주범은 시간표 짜기였다. 한 타임에 4~6명씩 그룹 수업을 운영하다 보니, 아이들의 학년과 레벨에 맞춰 반을 구성하는 일이 만만치 않았다. 학생 개개인의 스케줄을 맞추면서 수준 차이까지 고려하는 작업은, 혼자 모든 일을 해내야 하는 1인 원장에게 엄청난 에너지 소모이자 비효율적인 일이었다.
무엇보다 수업의 본질에 대한 회의감이 들었다. 아이마다 제 수준에 맞는 원서를 읽고 독후 활동을 하는 것이 영어 독서의 핵심인데, 이를 그룹 수업의 틀에 억지로 끼워 맞추는 것이 오히려 큰 단점으로 다가왔다.
‘어떻게 하면 시간을 정해두되, 완벽한 개인별 맞춤 수업을 할 수 있을까?’
오랜 고민 끝에 나는 1:1 영어 독서 시스템을 만들었다. 영어도서관에서 부원장과 독서 전문 강사로 일하며 얻은 깨달음이 힌트가 되었다. 영어 독서 수업은 아이가 주도적으로 끌고 가는 비중이 크다. 스스로 책을 읽고, 글을 쓰고, 말하기를 준비하는 시간이 대부분이다. 선생님의 역할은 그 과정에서 이해도를 확인하고, 글쓰기를 첨삭하며, 주제에 대해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는 가이드에 가깝다.
이처럼 개인 활동의 비중이 높다는 점을 이용하여 같은 시간대에 소수의 아이가 모여 각자의 책을 읽되, 선생님과의 피드백은 1:1 맞춤형으로 진행하는 시스템이 완성되었다.
이렇게 시스템을 바꾸자 시간표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아이들은 옆 친구의 속도에 맞출 필요 없이 자신의 레벨에 온전히 몰입할 수 있게 되었고, 나 역시 모든 에너지를 아이 한 명 한 명의 결과물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되었고 내가 꿈꾸던 진짜 독서 수업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