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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밀키베이비 Apr 20. 2017

[아이와 국내 여행] 1박 2일 대구 놀 거리 - 1

한약 골목 탐방

추적추적 봄비가 내리는 주말, 기차를 타고 밀키와 대구로 훌쩍 떠났습니다. 엄마와 밀키, 이모가 함께하는 1박 2일의 짧은 일정! 첫 번째로 들른 곳은, 역사 깊은 한약재의 거리, 약령시(藥令市)입니다.

이 곳은 한약 재료를 파는 상점이 모여 있어, 거리 가득 한약재 내음이 나더이다. 30대에 들어서니 이런 한약 냄새가 좋아지고 말았습니다.
나이 탓일까요 ㅎㅎㅎ

내가 말해놓고 추욱....ㅋㅋㅋ

대구 출신의 지인이 들으면 대구의 명동, 동성로도 아니고 이런 곳에서 아이와 뭘 하냐고 물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의외로 할 게 많습니다. 조선시대부터 전국 3대 한약재 전문 시장이었던 약령시. 한국적인 멋이 많이 남아있고, 인스타에 핫 한 곳으로 소개되는 곳도 많으며, 한방 체험도 제대로 할 수 있는 곳입니다. 그럼 지금부터~ 아이와 함께 대구 약령시에서 특별하게 즐길 거리를 소개합니다^^*!

한방 족욕 + 천연 립밤 만들기

엄마보다 먼저 족욕탕을 선점한 밀키(4세, 여아)

넓어서 단체손님을 받아도 될 정도

한의약 박물관 2층에 자리한 체험실에서, 한방 족욕을 해보았습니다.

10키로 넘는 아이를 이고지고 다니는 엄마가 족욕이 더 필요한데, 밀키가 재빨리 신발과 양말을 벗어던지고 기세 좋게 족욕탕을 선점했습니다. 따끈따끈하고 한방 냄새나는 물이 좋았던지 집에 와서도 계속 세면대에 물을 받아 발을 담그게 해달라고 조릅니다. (어이...)

캬컄ㅋ

족욕을 하기 전, 밀키와 예쁜 립밤을 만들어 봤어죠. 이 체험은 미리 예약을 해야 하며, 비용은 인당 8천 원 정도입니다. 안내해 주시는 분이 친절하게 설명도 해 주셔서 잘 따라하기만 하면 되었어요.

한방 립밤에는 특별한 재료가 들어가요. 바로 한약재인 '자초'. 살균과 항염 효과가 있어 상처를 빨리 아물게 해준다고 합니다. 색상도 자주 색이라 립밤이 말간 장밋빛으로 굳었습니다^^

자초를 넣어 예쁜 장미빛이 되었어요~

한국적인 체험 교실에선 한방 비누, 미스트도 만들 수 있어요

팬에 조금 녹이는 것만 제가 하고, 밀키와 함께 거의 전 과정을 함께 해서 아이도 무척 뿌듯해했습니다. 립밤의 성분도 화이트 비즈왁스와 에센셜 오일, 호호바 오일 등 좋은 재료가 들어가요. 밀키의 애장품이 되었지요.

족욕하는 동안 잘 굳었습니다. 향기도 굿!!

손톱으로 파서 쓱쓱 바르는 밀키양

한의약 박물관? 전시도 재미있다

한의학 박물관은 들어가는 입구부터 실제로 눌러보고, 만져볼 수 있는 것이 많았습니다. 이래야 아이도 재미있죠!

버튼을 눌러가며 이 지역 역사에 관한 애니메이션을 보거나, 한약을 찧던 맷돌을 굴려도 보고 마네킹으로 구현된 옛 한약방 모습도 구경할 수도 있었습니다.

"옛날에는 약을 이렇게 만들었어" 하며 밀키에게 설명도 해주면 아이이는 듣는 둥 마는 둥 버튼 누르기 바쁩니다. 한약이라는 좁은 카테고리 안에서 생각보다 잘 꾸며 놓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비가 추적추적 올땐 실내로 쏙'

실제로는 오락기 아니고 언어별로 만화가 나와요~

옛 한약방 뒷쪽의 현실

한쪽에는 계피, 인삼 등 한약재의 냄새를 직접 맡아보고 절편을 전시해 놓아 자세히 살필 수 있게 해 두었습니다. 오장 육부를 맞추는 내장 퍼즐(?)도 있더군요. (제 취향ㅋ)

음~ 목욕탕 냄새

예쁜 나뭇..약초

한방차로 몸 다스리기

주변에 커피집도 많은데, 한약 냄새를 맡다 보니 왠지 오늘만큼은 한방차를 마시고 싶었습니다. 한의약 박물관 맞은편에 보이는 '다향'이란 한방차 전문점에 들렸습니다.

아이도 잘 먹는 치즈가래떡 구이

비오는 풍경 보며 홀짝홀짝

비오는 바깥 풍경을 구경하며 십전대보차와 쌍화차를 홀짝거리다 보니 왠지 허전했습니다. 점심을 배불리 먹었지만, 가래떡구이를 지나칠 수 없었던 것이죠.
원래 밥 배 따로, 떡 배 따로인 것^^

1박 2일의 짧은 일정이지만, 대구의 색다른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어요. 서울보다 더 화려한 대형 백화점 옆으로, 약령시를 포함한 대구 근대골목이 쭉 이어집니다. 외국으로 치면, 구 시가지와 신 시가지가 섞어있는 거리네요. 예쁜 벽화를 손가락으로 짚어보고, 길을 따라 걸으며 한국적인 멋을 한번 더 낯설게 느껴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