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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밀키베이비 Nov 07. 2017

한양여대 특강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사는 방법>

그림작가 김우영 / 밀키베이비 대표



밀키베이비 작가, 김우영 특강



지난 금요일, 한양여자대학교 시각디자인과의 100여명의 학생들에게 특강을 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갓 대학생이 된 미대 1학년분들께 피와 살이 될만한 이야기를 해주고 싶었습니다. '디자이너'와 '일러스트레이터'가 되고 싶었지만 실제로 무슨 일을 하는지 몰랐던 제 경험이 비추어, 현업에서 어떤 일을 하는지, 지금 준비할 것은 무엇인지 알려주고자 했죠. 또 저도 여대를 나왔기 때문에, 여대를 다니며 얻을 수 있는 것들에 대해서도 공유했습니다.




대학생들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정말 스펙일까


대학생에게 '사회'는 차갑고, 정글 같은 곳으로 느껴지기 마련입니다. 안락한 고등학교 교실에 매일 모이다가, 대학 강의실이라는 너른 공간에 일개 학생으로 앉아있으면, '나는 누구, 여긴 어딘가' 등의 형이상학적 고민이 들고말고요.

저는 대학 초반 현실도피자였고, 과오도 잦았습니다. 누군가 그때의 절 봤다면, '쟤 취업은 어쩌려고 그러나' 하고 걱정할 정도로. 졸업 후는 생각하지 않고 열심히 영상을 만들고 그림을 그렸죠. 정말 좋아서 영어와 일어를 공부했고, 미술학원 다닐 돈이 필요해서 다양한 기업의 인턴으로 일했습니다. 취업에 올인해야 하는 현실에서 도피하고 싶었고, 좋아하는 것을 필사적으로 찾아보고, 실험해 보았습니다.

조건과 스펙은 상대적입니다. 나보다 더 좋은 조건을 가진 사람도 세상엔 널렸죠. 내 경험치와 배움을 계속 늘리고 자신의 길을 능동적으로, 꿋꿋이 가는 게 더 중요합니다. 사실 대학생 때야말로 도전에 실패해도 학생 신분으로 돌아갈 수 있는, 안전망이 있는 유일한 시기입니다. 그런 소중한 시간을 놓치면 나중에 직장을 다니며 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ㅎㅎㅎ 그래서 1학년 때라면 보다 많은 그림 연습은 물론이고, 다양한 경험으로 채웠으면 하는 바람으로, 제 이야기를 공유했습니다.


100세 인생에서 겨우 1/3밖에 살아보지 않았지만, 이 지점까지 와보니 인생은 의외로 다양한 삶의 방식이 존재하고, 그만큼 다채로운 사람과의 교류가 가능하다는 점도 깨달았습니다. 그 교류를 통해 기회나 아이디어가 얻어지는 법이라, 가장 기본이 되는 '소통의 방법을 익히는 노하우'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눴네요.

초등학생의 직업 희망란에 '공무원'과 '건물주'가 적히는 절망적인 현 상황에서 벗어나, 다양한 문화권의 사람들을 만나 생각과 선택지의 폭을 넓혀가는 게 중요합니다. 세계는 넓고, 생각보다 직업의 종류는 많으니까요^^






사람들은 모두 가슴속에, 좋아하는 것을 하면서 살고 싶다는 소망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이루어질리 없는'이상'이나 금수저로 태어난 '누군가'의 일 일뿐, 자기와는 상관없는 일로 치부하고 살아갑니다. 대학교 1학년이라면 그런 꿈을 꿔도 될 시기인데, 제가 만난 1학년 학생들은 현실의 벽을 자못 크게 느끼고 있었습니다.

이를테면 질문 중,
"디자이너로 취업을 하려면 학벌이 좋아야 하나요?"
"일러스트레이터가 되려면, 어떤 자격증을 따야 하나요?"
등등.

질문을 듣는 와중에 좀 서글퍼졌습니다. 그리고 희망적이고 긍정적인 대답보다 현실적인 대답이 이들에게 더 필요할 수 있겠구나, 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카카오에서 디자이너로 일하면서 신입 디자이너를 뽑을 때 보는 고려하는 것들이나, 밀키베이비를 운영하며 일러스트레이터로서 업체와 커뮤니케이션 하는 방법 등 현실적인 조언들을 나눴습니다.



학생들 Q&A에 집중하느라 표정이 굳은 저 ㅋㅋㅋ


30대에 엄마가 되면 육아를 하느라, 디자이너, 그림작가로서 일을 병행하는 게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지금 제 현 상황이기도 하고요. 힘든 상황일수록 창작욕구가 불타오른다는 것을, 아마 엄마가 되시면 아실 것 같아요. 저도 못할 줄 알았는데, 엄마가 되면 인간의 한계를 어느 정도 넘어서게 된다는걸요. 물론 남들보다 2-3배 부지런해야 하기도 합니다^^;;




요즘 <엄마의 자화상 그리기> 드로잉 클래스를 통해 아이를 키우는 여성분들을 만나고, 그림 수업을 하며 힐링의 시간을 갖고 있습니다. 육아를 하면 자신을 돌아볼 순간이 거의 없기 때문이죠.
대학생이라면 가장 치열하게 자기 자신에 대해 고민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미대의 수업인 만큼, 자화상 그리기 시간을 짧게 가졌습니다. 모두 진지하게, 열심히 그리더군요.


짧은 시간에 개성 있게 잘 그려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Quote을 공유하며 자리를 마무리했는데요, 누군가에게 가르쳐줄 때 2배로 얻는다고 하죠. 파릇파릇한 대학생들을 만나 저도 절로 힘이 나고, 저의 초심을 돌아볼 수도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밀키베이비 작가 김우영


엄마가 되면서 느끼는 사적인 감정을 글과 그림으로 표현한 ‘밀키베이비’를 연재 중이다. 연재물을 모아 2017년 7월, 육아그림에세이 ‘지금, 성장통을 겪고 있는 엄마입니다만’ 을 출간했다.

<맘앤앙팡><리빙센스>과의 콜라보 작업, <디아티스트매거진>에 ‘디자이너 엄마의 창의적인 놀이 레시피’를 연재했다. 삼성을 비롯한 기업에 칼럼을 연재하며 다양한 미디어와 작업을 함께 하고 있다.  최근 <경남국제아트페어>과 <서울일러스트레이션페어>에 엄마의 시선을 담은 진지한 작품을 출품했고, 일본에서 전시를 이어가고 있다.

인스타그램 @milkybaby4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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