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포털 환경에서 개인의 이야기는 관심을받기가 대단히 힘듭니다. 포털 회사에서 오래 일하다 보니, 광고와 클릭 단가의 세계인 플랫폼의 생태에 대해 알면 알수록, 회의감이 커졌습니다.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보편적인 이야기나 '누구나 다 아는' 그와 그녀의 이야기, 혹은 희귀하고 자극적인 콘텐츠일수록 클릭률이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열심히 의견을 개진하고 일상을 기록하는 이들에게는? 아무런 피드백이 없는 일이 종종 발생합니다. 저도 그림을 업로드하던 초기 콘텐츠 크리에이터였을 때 1-2명의 조회수에 쉽게 절망하곤 했습니다.
플랫폼 입장에서는 물론 유지비가 듭니다. 그러나 독점적인 포털 업계는 이미 보이지 않는 큰 손이 되었고, 사회에 막강한 영향력을 갖게 된 지 오래입니다. 시민에게서 얻은 영향력을 다시 어떻게 돌려줄 것인지 포털은 반드시 고민해야 합니다.
어제까지의 누적 조회수
브런치는 좀 달랐다
강제로 보이는 것이 아닌, 검색해서 볼 수 있는 자유, 그리고 내 콘텐츠에 관심 있을만한 사람들이 내 콘텐츠에 쉽게 닿을 수 있도록 설계된 인터넷 세계는 가능할까. 언젠가부터 품던 의문이었습니다. 개인의 마이크로 의견과 일상, 그리고 취향에 귀 기울일 줄 아는 플랫폼이 많아져야 우리 삶도 더 다양성을 갖출 수 있습니다.
SNS도 블로그도 아닌 브런치는 조금 달랐습니다. 한낱 개인에 불과한 제가 200만이라는 누적 조회수를 얻은 것은 이런 가치를 지향하는 브런치라는 플랫폼과 함께여서 가능한 게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덕분에 엄마로서 느꼈던 감정과 에피소드를 그림이라는 형태로 더 많은 분들께 다가갈 수 있었습니다. 한 아이의 엄마이자 그림작가일 뿐이지만 동시대 비슷한 상황을 겪고 있는 이들에게 어떤 형태로든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콘텐츠를 계속 만들어낼 동기를 얻습니다. 벌써 네 권의 책을 출간하고 (비단 종이책이 아니더라도) 브런치북과 같은 형태를 통해서도 기혼 여성으로서 사회 진출의 폭을 넓혀가는 제 삶을 공유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아래는 오늘 만든 브런치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