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밀키베이비 Feb 17. 2017

[마카오♥가족여행] 현지인의 동선을 상상하다

뻔한 관광지를 예상했다면 경기도 오산



번쩍이는 호텔 지구인 코타이 스트립이 '풀 메이크업'한 것이라면, 현지인들이 사는 구시가지는 마카오의 '쌩얼'과도 같습니다. 여행지와의 사랑에 빠지려면, 속속들이 알아가는 과정이 필요하죠! 이왕 온 것, 그들의 삶 속으로 조금 더 들어가 보기로 했습니다. 마카오 현지인들의 휴일 일상을 상상하며, 그들의 동선 속으로 찾아가 본 밀키 가족의 여행기. 





때때로 가까이 있는 것을 찾기 위해 먼 길을 여행해야만 한다 
- 파울로 코엘료


서울은 발에 채는 게 커피점인데 이 곳 마카오는 티 문화가 발달해, 정작 커피 전문점은 비교적 적습니다. 피로해진 오후, 커피 향을 좇아 현지인들이 찾는다는 카페로 들어갔습니다. 커피의 산미가 기분을 새롭게 해 주었죠. 심플한 원목 느낌의 카페 내부는 물론이고, 친절한 직원을 만나니 대만 여행이 떠올랐습니다. 이곳은 커피에 대한 철학과, 삶에 대한 의식이 묻어나는 카페들의 연장선상에 있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그림 잡지가 비치되어 있는 것도, 한 손에 들어오는 귀여운 유리잔과 깔끔한 디자인의 컵받침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문득 한 명 몫의 초콜릿 음료를 얌전히 마시며 조잘조잘, 아빠와 수다를 떠는 밀키를 물끄럼히 보게 되었습니다. 카페에서의 시간을 같이 즐기다니, 많이 큰 것 같습니다. 





마카오 서점에 들러

밀키가 낮잠을 청하는 사이, 세나도 광장 근처의 작고 오래된 서점에 들렀습니다디자이너인 저는 포르투갈어로 쓰인 그림책, 마카오를 주제로 한 아트 북도 너무 재미있습니다. 한자를 응용한 표지 디자인도 제 눈길을 끕니다. 서점 주인의 취향인지 빈티지한 소품들도 제법 있어서, 한참을 서점에 머물렀습니다. 밖은 관광객으로 왁자지껄한데, 가게 안은 딴 세상처럼 고요합니다. 사락사락 책 읽는 소리를 자장가 삼아, 밀키는 쿨쿨 잡니다. (요 체력 충전하는 소리가 가끔 무섭습니다만) 




오후의 간식


마카오는 간식거리의 천국입니다. 끼니 때가 되기도 전에 배가 빵빵하게 불러오죠.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육포나 아몬드 쿠키도 맛있지만 제가 선호하는 마카오의 간식은 우유푸딩이에요. 마카오에는 에그타르트나 푸딩처럼 말랑말랑하고 배도 많이 부르지 않는 간식이 숨어 있습니다. 적당히 달아서 건강을 해치지 않고, 아이랑 함께 갔을 때 먹기도 좋죠.




아트숍 성지 순례


눈보라가 휘몰아치는 한국을 잠시 잊을 수 있는 이곳. 12월의 마카오는 오전부터 따뜻한 햇살이 내리쬡니다. 심란하리만큼 높은 빌딩 숲 속을 걷다가도 저는 '매의 눈'으로 아트숍을 찾아내는데요, 핀란드 여행 때도 마찬가지였지만, 마카오에서도 디자인 문구를 파는 상점과 갤러리를 찾아다닙니다. 


알록달록하고 귀여운 디자인의 상점은 제 눈도 즐겁게 해 주지만 아이도 상당히 좋아합니다. 마카오 시티를 상징하는 비누와 캔들 패키지도 무척 인상적이었고, 셀렉트 숍의 수준도 높았어요. 저희 가족이 들렀던 한 셀렉트 숍의 여사장님은 반대편 숍에 직원이 없으면 와서 상점 소개도 해 주는 등 무척 친절했습니다. 밀키에게는 예쁜 명함을 여러개 담아주며 이를 하라고 알려줍니다. 설마, 진짜 가지고 놀까 싶었는데 귀국해서도 그것들을 소중하게 가지고 놀더군요. 

이윽고 태양이 중천에 뜬 시각이 되어, 중국식으로 꾸며진 아름다운 공원과 근처의 절을 한 바퀴 구경하고, 달콤한 생강 밀크티를 나눠마시며 이 곳 문화에 한껏 취해봅니다.




맛있는 밤거리


어둑어둑해지는 거리에는 오픈형 가게들이 하나둘씩 장사 채비를 합니다. 좋아하는 홍콩 영화에서 수도 없이 봤던 후루룩 후루룩 국수 먹는 장면. 실제로 현지인과 겸상을 하면 상당히 당혹스럽습니다만, 인기 있는 가게에서 합석은 중국인들에게 지극히 일상적인 일입니다. 이윽고 따끈한 완탕 국수와 소고기 국물이 진하게 우러난 국수가 나왔고, 우리 가족은 사이좋게 나눠먹었습니다. 동네 주민인 듯한 옆자리 손님들이 시킨 것을 참고하여, 매콤하게 무친 오이도 주문했죠. 조금 느끼할 수 있는 국물에 매콤한 오이를 반찬 삼아 배불리 한 그릇을 뚝딱! 매일 저녁 미슐랭 별이 달린 레스토랑에서 밥을 먹었는데, 왠지 오늘 밤 식사가 가장 맛있었던 것 같다며, 밤이 늦을수록 더 환하게 불을 밝히는 코타이 스트립으로 돌아오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마카오 관광청과 함께 한 [밀키베이비] 여행 포스팅을 공식 블로그에 소개해 주셨습니다. (http://blog.macaotourism.kr/220909227110감사합니다. 







1.  구독 감사합니다^^

2.  인스타그램에서도 만나요! @milkybaby4u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