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구단도 모르는데, 수학 100점?

우연한 호기심으로 시작된 나의 수학 공부

by 은하수별바다

수학책을 펼치면 쏟아지는 공식들에 머리가 아프신가요? 외워야 할 공식도 너무 많고, 이게 수학인지 영어인지 헷갈릴 때도 있죠.

저는 수포자 중의 수포자였습니다. 특히 나눗셈이 어려웠어요. 분수, 소수… 이 부분만 나오면 머리가 복잡해졌죠. 왜 그렇게 약했을까요? 이유는 간단했습니다. 남들이 나눗셈을 배울 때 저는 구구단을 외우지 않고 있었거든요.

“구구단? 그게 뭐죠?”

2×1=2, 2×2=4…
선생님은 다음 시간까지 2단을 외워오라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해가 안 갔어요. 이걸 왜 외워야 하는지. 지금 돌이켜보면, 그건 일종의 반항심이었을지도 몰라요. 그저 숫자 가지고 노는 게 싫었습니다.

시간이 흘러 중학생이 되었어요. 시력이 나빠 맹학교에 입학하기 전, 잠깐 일반학교를 다녔습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저의 첫 번째 ‘수학적 깨달음’이 찾아왔습니다.

처음으로 시험이라는 걸 보게 됐어요. ‘자유학년제’ 덕분에 시험이 없다더니, 결국 모의시험은 치르게 되었죠. 당연히 수학은 망했다고 생각했습니다. 구구단도 헷갈리는 내가 뭘 하겠냐 싶었죠. 그래서 시험 시간에 그냥 잠이나 자자고 마음먹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잠이 오지 않았어요. 그래서 할 수 없이 시험지를 천천히 읽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걸 웃프다고 하지요.

‘다음 방정식을 푸시오.’

그 아래엔 이렇게 쓰여 있었습니다.

'2x + 3 = 5'

왠지 모르게 풀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음… 2x라면 x가 2개 있다는 뜻인가?”

그게 제 첫 번째 수학적 사고였습니다.

“그럼 x=1이면 되지 않나?”

정답이었어요. 대단한 걸 해낸 기분이었죠. 시험이 끝난 뒤 친구들이 말했습니다.

“그건 제일 쉬운 문제였잖아.”

그래도 저는 기뻤습니다. 처음으로 ‘이해해서 푼 문제’였으니까요.

그날 이후,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비슷한 문제를 찾아 직접 풀어보기 시작했어요. 방정식이 풀리니까, 신기하게도 재미가 생기더군요. 그러던 중 ‘이항’이라는 말을 만났습니다.

‘항을 다른 변으로 넘기면 부호가 바뀐다.’

책에는 그렇게 쓰여 있었지만, 저는 다르게 생각했어요.

“x + 3 = 5에서 양쪽에 똑같이 3을 빼면 되잖아?
그럼 x = 2. 뭐야, 별거 아니네?”

그때 깨달았습니다. 수학은 외우는 게 아니라, 이해하는 거구나. 그제야 구구단의 의미도 알게 됐어요. ‘×3’은 그 수를 세 번 더하라는 뜻이었죠. 그 후로 약수, 배수, 소수, 합성수를 공부했고, 소인수분해라는 또 다른 문을 열었습니다. 그렇게 한 걸음씩 나아가다 보니, 어느새 미적분학을 공부하고 있는 제 자신을 발견했어요.

지금의 저는 ‘생각하는 수학’을 합니다. 공식은 외우지 않아도 됩니다. 먼저 이해하세요. 외우는 건 그다음 일입니다. 모든 공식엔 이유가 있고, 이해하려 하면 언젠가 반드시 깨닫게 됩니다.

그게 바로, ‘구구단도 모르던 수포자’가 수학 100점을 맞게 된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