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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워니의 식탁 Mar 22. 2024

새벽 여섯 시 베이글과 커피

매일 다섯 시 삼십 분에 일어나도 피곤하지 않은 이유

결혼하고 생활에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를 꼽자면 주중 기상시간을 말할 수 있다. 생활을 해보니 오전에 일과를 집중하고 일찍부터 퇴근 시간을 준비하는 걸 좋아하더니 기차 시간도 혹시 나의 상황을 염두해서 출근 시간에 맞춰 탈 수 있는 여러 대의 기차 중 제일 이른 시간의 기차를 부러 타고 있는 요즘이다.


신랑도 나의 기상시간에 맞춰 함께 일어나 나를 역에 데려다주고 바로 출근하기 위해 다섯 시 반에 기상을 해서 아침 준비를 서둘러하고 출퇴근을 하고 있다.


하루는 신랑이 출근길에 싸준 삼각김밥을 수도권에 들어설 즈음 기차 안에서 먹고는 홍삼을 먹은 것처럼 하루종일 힘이나 평소보다 더 힘을 내 업무에 집중할 수 있었다. 또 하루는 정시에 퇴근하던 날이었는데 설레며 몇 시에 도착할 거라는 퇴근 시간을 신랑에게 말해뒀더니 ‘아! 그럼 맞춰서 저녁 차려놓을게 ‘라며 고추장리조또와 고추장파스타를 만들어 간단하게 와인 한잔과 함께 먹었던 저녁이 있었다. 퇴근길에 항상 차로 마중 나와줬던 신랑이었는데 이날은 걸어서 데리러 가도 되냐는 물음과 함께 같이 집을 걸어가며 동네 슈퍼도 들렀다 동네 꽃나무 구경도 하며 집에 들어갔었다.


신랑과 남자친구, 그리고 여자친구로 연애를 했을 때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서로의 생활 습관을 조금씩 닮아 갔던 거였는데 그중 나는 신랑이 매일 같이 챙겨 먹는 영양제를 함께 습관화하게 된 점을 꼽을 수 있다. 결혼 후에도 신랑은 방광염이 쉽게 걸리는 나를 위해 크랜베리와 여성 전용 유산균제 등에 더해 종합비타민제까지 두루두루 챙겨 먹이고 있다. 아무리 익숙해지려 해도 습관이 안되고 있는데 신랑은 개의치 않아 하며 요즘도 매일 아침마다 영양제통에 영양제를 담아 출근길에 꼭 챙겨주고 있다.


내 신랑은 내가 처음 장거리 출근을 하던 날엔 철제로 된 무거운 보온병에 커피를 내려주며 내심 너무 무겁다 생각을 했던지 접이식이 가능한 실리콘 소재의 텀블러를 구매해서는 사용 전 야무지게 세척을 해놓더니 출근길에 커피를 담아 챙겨주고 있다.


부쩍 밝아진 아침 시간과 다가온 봄 느낌. 그리고 커피 한잔을 하며 창밖 지나가는 풍경을 지켜보는 여유가 너무 좋은 그런 출근길을 보내며 나는 그렇게 오늘도 출근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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