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우주인이 지구를 바라보고 있다.
그는 어느 별에선가
지구에 대해 관찰하는 일을 한다.
담당은 인간이다.
지구 사람들을 “표준 그룹”으로 분류하는 일을 한다.
그 안에 나는 30대 여성의 분류 관찰 대상이 되었다.
그런데 곧 깨달는다.
관찰 대상 매뉴얼에 분류가 안 되는 대상 선택이었다는 걸.
기타 대상으로 분리한다.
그는 더 이상 ‘표준’을 확인하기 위해 나를 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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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나는 마트 천장 카메라에 비친 나를 마주했다.
무표정, 빠른 손길,
사라지듯 계산대를 통과하는 그림자 같은 사람.
“만약, 이게 내 인생 전부라면… 얼마나 공허할까.”
그 순간, 가슴이 서늘해졌다.
또 다른 날,
나는 거리에서 갑자기 음악에 귀를 기울였다.
아무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번지고, 눈빛이 달라졌다.
그녀가 웃는다.
음악이라는 것을 듣는 것 같다.
그녀가 듣는 건 어떤 음악일까?
우주인은 궁금해졌다.
저 희로애락, 인간의 감정.
한 사람의 저 다양한 표정 속에서
그는 여전히 해답을 찾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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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이후, 무언가 달라졌다.
나와 그, 둘 다 조금씩.
모니터 속의 나는 더 자주 웃고,
조금 덜 주저하고,
때로는 힘들어 보이는데 또 웃고 있다.
그 웃음은 작은 파동처럼 화면을 넘어 그에게 닿았다.
그리고 그걸 바라보는 우주인의 눈빛에도
이상한 온기가 스며들기 시작했다.
그는 더 이상 차가운 관찰자가 아니었다.
내 삶의 작은 리듬에 귀 기울이고,
나와 함께 공명하는 존재가 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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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현실 속 나는 더 복잡했다.
이혼도, 생존을 위한 분투도,
다시 세워야 하는 커리어도 있었다.
다시 일어서야만 했다.
그래서였을까.
내 편인 우주인은,
더 간절했고, 더 선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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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50대가 된 나.
그 우주인은 멀리서 온 외계인이 아니라,
내 안에서 태어난 감각,
스스로 만들어낸 응원의 화신인걸 물론 안다.
하지만 여전히 나는 기다린다.
언젠가 지구에 내려와
나와 같은 노래를 듣고,
같은 리듬에 맞춰 웃을 그 순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