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일까,물속일까

나의 감정이 유영하는 방


50대의 나는,

하루의 시작과 끝이 더 소중해졌다.


특히 눈을 뜨는 침실의 공기,

눈을 감는 벽면의 색,

나를 받쳐주는 침대의 감촉은

이제 하루 전체의 감정 상태를 좌우할 만큼

삶의 방향키가 되었다.


얼마 전, 내 침실에 새 침대가 들어왔고

침대 맞은편 벽엔 한 장의 그림이 걸렸다.


“하늘일까, 물속일까”


그림을 마주하고 있으면

그 안에서 내가 떠 있는 듯한 기분이 든다.

빛의 각도에 따라 푸른 결이 다르게 흐르고,

어떤 날은 하늘 아래 떠 있는 듯,

어떤 날은 물속을 유영하는 듯한 기분이 스민다.



침대에 누워 눈을 감기 전,

나는 조용히 내 하루의 감정을 떠올린다.

내 안에 남아 있는 말들,

그날 웃은 얼굴들,

불쑥 올라왔다가 가라앉은 감정들이

천천히 다시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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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앞의 나와 침대 위의 나는,

어쩌면 감정이라는 물속에서

조용히 숨을 고르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제 침대는 단순한 가구가 아니다.

감정을 눕히는 공간.

하루의 흔들림을 눕히고,

그 여운과의 거리를

살짝 조절해주는 감정의 완충지대다.


그림은 말 없이 내 기분을 받아주고,

가끔은 말을 건다.


“괜찮아. 오늘도 잘 떠 있었어.”

“너는 흐르는 법을 알고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