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 곡선 유지 버전
예전엔 사랑을 감정 그 자체라고 믿었다.
심장이 두근거리고, 누군가의 말 한 줄에 하루가 무너지고,
그 사람의 기분에 하루가 출렁였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감정은 소중하지만, 그 감정에 내 선택권까지 맡길 필요는 없다는 걸.
그 깨달음 이후, 나는 연애도 투자처럼 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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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초기 설렘은 마치 급등주 같다.
하지만 이제는 먼저 묻는다.
이 감정, 꾸준히 오를까?
이 사람, 내 인생 포트폴리오에 장기 편입 가능할까?
나와 함께 성장할까, 아니면 감정 소모형 테마일까?
투자자는 기대와 불안을 동시에 관리한다.
좋아하는 마음엔 솔직하지만,
나를 함부로 내어주지 않는 것.
그게 내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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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 경험은 많지 않지만,
아들에겐 이렇게 말한다.
“연애는 네 자신을 제일 잘 들여다보는 거울이더라.
많이 해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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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이 되던 해, 번개 맞듯 결심했다.
“죽을 때까지 가자! 어디든 화이팅!”
곧바로 떠오른 생각 —
그럼, 남친은 있어야지^^
어플에 등록했고, 결과는?
역시 기회는 준비된 사람에게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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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원래 ‘애플’ 같은 안정주를 좋아했는데,
이번엔 저평가 성장주를 골랐다.
재력보다 연하, 취향보다 표정.
예상 외의 선택이었지만,
서로 다른 생각을 품고도 나란히 걷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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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번 연애, 변동성이 있다.
첫 여행 전날, 그의 교통사고 소식을 들었다.
멈춰 있던 차를 뒤에서 들이받은 급정차 사고.
‘그럼 내일은 어렵겠네’라고 생각했는데, 그는 말했다.
“아니, 내일 가자.”
그리고 나타난 그의 차는 보험사 렌터카였지만,
그가 원래 몰던 차보다 한 단계 윗급이었다.
나는 속으로 ‘좋구만~’ 하며 타고 있었는데,
그가 옆에서 말했다.
“내 차로 편하게 갔으면 더 좋았을 텐데… 불편하게 해서 미안.”
그 순간, 운전석 옆모습 속 그 표정이
나를 멈춰 서게 했다.
투자자로서의 감각이 켜졌다.
이 사람, 나를 세심하게 챙길 줄 안다.
좋은 종목일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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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루는, 그가 불쑥 말했다.
“너랑 있으면 그냥 즐거워.그래서 행복해.”
그 표정을 사진으로 남겼는데, 볼 때마다 미소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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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내게 테슬라 같은 종목이다.
오르락내리락 예측 불가, 하지만 수익률이 기대 이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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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도, 연애도.
나는 지금 상승 곡선에 있다.
이번 연애는 단타로 시작했지만,
포지션이 커져 장기 보유로 전환했다.
익절? 리밸런싱? 없다.
그냥 Hold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