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의 우주인에게 ―
나의 우주인.
이십 년이라는 시간을
말없이, 조용히,
그저 나를 바라봐 주던 존재.
웃고 있을 때도,
흔들릴 때도,
무너질 듯 버텨내던 순간에도
변함없이 거기에 있던 그 시선.
이제는 이별할 때인가 싶어
이 이야기를 끝내려 하면서도
이상하게 손이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
두렵고, 그리고 어쩐지 몹시 아쉽다.
이별이란, 늘 그런가 보다.
끝을 알고 있어도
마음만은 늘 한 박자 늦게 따라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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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보면
나는 꽤 오랜 시간, 우주를 떠돌고 있었다.
어디에도 정착하지 못한 마음으로
이 세계 안에서 나를 찾고, 지키려 하면서
나도 모르게 너무 멀리 와버린 것 같기도 하다.
그런데도
우주인은 늘 같은 자리에 있었다.
앞서 가지도, 재촉하지도 않고
그저 ‘보고 있다’는 존재 하나로.
그 시선이 있었기에
나는 쉽게 멈추지 않았고,
그리고 마침내,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
이제 나는
그 시선을 조심스럽게 내려놓으려 한다.
도망치듯 떠나는 이별이 아니라,
두 손으로 고이 건네는, 조용한 작별로.
우주인은 이제
나를 바라보는 존재가 아니라,
내가 나 자신을 바라볼 수 있도록
남겨준 ‘기억’이 되겠지.
⸻
이 마무리는
어쩌면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일지도 모른다.
누군가의 시선이 아니라
나 자신의 시선을 믿고 걷는 시작.
그것이
우주인이 내게 남긴
가장 큰 선물일지도 모르겠다.
⸻
나의 우주인.
고마웠어.
그리고,
잘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