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몰라 며칠 동안 고민했다. 고민만 하다 정말 고민만 했다.
오늘은 첫 글에 대한 생각으로부터 꼭 자유로워지리라.
나는 생크림 케이크 한 조각을 가지고 노트북 앞에 앉았다. 간식을 준비했다는 것은 정말 본격적으로 글을 쓰겠다는 다짐이다.
생크림 케이크를 먹은 건 오랜만이었다. 다양한 종류의 빵이 만들어지고부터 케이크 하나 보단 빵 여러 개를 살 때가 많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끔은 크루아상과 마들렌도 케이크를 대신할 수 없는 날이 있다. 그날이 바로 어제였다.
나는 케이크를 먹을 때마다 할아버지와 보낸 명절이 떠오르곤 한다. 할아버지는 몸이 편찮으셔서 딱딱한 음식을 넘기지 못하셨다.
가족이 맛있는 명절 음식을 먹을 때 할아버지는 여느 날과 다름없는 식단으로 드셨다.
명절 음식 중 할아버지도 유일하게 드셨던 것이 있었는데 바로 생크림 케이크였다. 할아버지는 보통의 밥을 드시고 마지막엔 케이크 한 조각을 드셨다.
그렇게 온 가족이 공유한 명절의 맛은 그 무엇도 아닌 생크림 케이크였다. 그리고 그 맛은 온 가족이 만날 수 없는 오늘날까지도 소중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그때부터 알았다. 부드러움은 보다 많은 이들과 어우러진다는 것을.
때문에 부드럽다는 형용사는 어디에나 붙여도 괜찮을 것 같다. 지금 쓰는 내 글에도 마찬가지겠지.
부드러운 글을 쓰고 싶다. 그렇게 내 글은 생크림 케이크를 닮았으면 좋겠다.
비록 모든 감정과 경험에 공감을 이루지는 못하더라도 힘든 감정에 작은 위로를, 지친 일상에 소소한 힐링을 안겨주고 싶다.
부드러운 글 한 조각으로 올봄이 편안하길 바라며
2021년 2월 4일, 미미빵집이 드디어 문을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