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옆의 용기와 정의 - 스노든

필름 드로잉

by 은채

스노든 / 2017년 개봉 / 올리버 스톤 감독/ 조셉 고든 레빗, 쉐일린 우들리


켜져 있는 노트북과 핸드폰의 카메라를 통해서 누군가가 나의 일상을 훔쳐보고 있다면?

정부의 보호 아래 나에 관한 정보를 아주 쉽게, 사돈의 팔촌이 뭘 하는지까지 다 모으고 있다면 소름 끼치는 일이다.

이런 얘기가 떠돌았을 때, 나는 음모론이나 황당한 상상이라고 생각했다. cctv에도 민감한 사람들이 지어낸 터무니없는 상상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 영화를 보고 알았다. 그건 사실이고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는 걸 말이다.

에드워드 스노든.

그는 CIA와 NSA에서 정보 분석원으로 일한 실존 인물이다. 그리고 미국 정보기관의 무작위적 수집과 권력을 고발한 사람이기도 하다.

이 영화를 보기 전에, 나는 그를 미국의 매스컴에서 심어 준대로 생각했다. 돈을 노린 비겁한 내부 고발자 또는 러시아에 협조한 이중 첩자라고 말이다.

그런데 영화를 보고 나서 그 반대의 사람이라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 그는 첩자도, 돈에 자신의 신념을 팔아넘긴 사람도 아니었다. 오히려 적당히 눈 감고 살며 권력의 편에 설 수 있었을 텐데 그렇게 하지 않았다.

거대 조직을 상대로 두려움 없이 진실을 폭로한 그는 양심과 정의가 무엇인지를 아는 용감한 사람이었다. 이런 사람이 현실에 존재하고, 지금 나와 같은 시간에 살고 있다는 사실이 짜릿했다. 그래, 이런 용기와 정직함도 세상에 존재하고 있었어!!


영화는 빠르게 진행이 된다. 진실을 알았고 철통보안 속에서 어떻게 증거를 빼내 폭로할 것인가에서 관객의 긴장을 높였다. 몸속의 내장까지 스캔하는 보안체계를 뚫고 USB를 빼오는 과정에서 내 손엔 땀이 송골송골 맺혔었다.(이 과정은 절대 스포 하지 않겠다.)

마지막 장면에서 모스크바에서 숨어 지내는 실제의 스노든이 배우 조셉 고든 래빗과 오버랩되며 등장할 때 깜짝 놀랐다. 자신의 이야기로 만들어진 영화에 실존 인물이 출연한 것이다.

"나는 떳떳합니다. 그리고 이 모든 건 진실입니다. 여러분이 진실을 알기를 바랐습니다. "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스노든은 숨어 지내며 영화 제작과 고증에 많은 참여를 했다고 한다. 그런 일을 하다니 정말 비범한 사람인 것 같다.


이렇게 진실을 폭로하는 영화는 짜릿하다. 단단하게 썩은 권력 조직에도 제대로 된 인간이 있다는 희망을 갖게 하기 때문이다.

<스노든>은 일상에서 없으면 안 되는 핸드폰과 노트북 사용에 대한 경각심도 생각하게 한다. 그를 러시아 스파이로 보도한 매스컴의 말을 그대로 믿었던 나처럼 우리가 즐겨 사용하는 알고리즘도 한쪽으로 치우친 정보를 제공받고 있는 거라고 한다. 알고리즘은 무리를 만들고 경계를 만든다. 아시아 혐오나 학교 안, 직장 안의 따돌림도 그런 무리 짓기와 구분하기의 편향된 사고에서 파생되니 알고리즘을 끊임없이 제공하는 인터넷 정보에 대한 비판적 자세가 필요한 것 같다.

나에게 스노든은 문제의식과 재미를 동시에 던져주는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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