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요약해 주지 못하는, 나만의 관점을 발견하는 법
AI가 웬만한 보고서는 사람보다 더 잘 쓰는 시대입니다. 챗GPT에게 "OOO에 대해 알려줘"라고 물으면, 제가 몇 시간을 들여 찾아야 할 정보를 단 10초 만에 정리해 줍니다. 참 편리하지만, 한편으로는 이런 불안감이 스멀스멀 올라옵니다.
'지식'으로 일하던 직종마저 AI의 '보조'가 되어가는 듯한 기분. 그렇다면 끝내 우리는 무엇을 하고 살게 될까요?
저는 그 답이 AI가 가질 수 없는 '나만의 관점', 즉 세계관을 나누는 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AI가 수많은 '사실(Fact)'을 요약하고 '지식(Knowledge)'을 정리한다면, 우리는 그 사실을 겪으며 '어떻게 느꼈는지(How I felt)'를 공유해야 합니다. 이 '느낌'이야말로 AI가 흉내 낼 수 없는, 오직 나만이 가진 자산이니까요.
예를 들어, AI에게 영화 <쇼생크 탈출>의 줄거리를 10초 만에 요약해달라고 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그 영화를 보며 느꼈던 '막막함 속에서도 끝내 피어나는 희망'이라는 벅찬 감동, 혹은 주인공 '앤디'가 아닌 그의 친구 '레드'의 입장에서 느꼈던 '길들여진다는 것의 슬픔' 같은 감정은 AI가 결코 만들어낼 수 없습니다.
그것이 바로 저의 '세계관'이자 '감정'입니다.
그래서 저는 '감정을 공유하는 시대'라는 말이, 단순히 '나 기뻐', '나 슬퍼' 하고 나의 기분을 외치는 것이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나의 관점으로 세상을 해석한 느낌'을 나누는 일입니다.
이에 대해 조금 더 구체적으로 생각해 보았습니다. 우리가 나눌 수 있는 '감정'에는 어떤 종류가 있을까요? 저는 네 가지로 분류해 보았습니다.
1. 대중적인 것(인기 책/영화)에 대한 대중적인 감정:모두가 '최고'라고 하는 베스트셀러를 읽고 '역시 최고다'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공감대는 넓지만, 아쉽게도 '나'의 색깔은 잘 보이지 않습니다.
2. 대중적인 것(인기 책/영화)에 대한 대중적이지 않은 감정: 남들은 다 좋다는 그 베스트셀러를 읽고도, '나는 왜 주인공의 이기적인 행동이 유독 불편했을까?'처럼 나만이 느낀 솔직한 감정을 꺼내놓는 것이죠.
3. 대중적이지 않은 것(나만의 장소/경험)에 대한 대중적인 감정:
유명한 관광지가 아니라, 우연히 들른 동네 시장에서 만난 할머니의 따뜻한 눈빛에서 '어린 시절의 그리움'이라는 보편적인 감정을 발견하고 공유하는 것입니다.
4. 대중적이지 않은 것(나만의 장소/경험)에 대한 대중적이지 않은 감정:
아무도 모르는 독립 영화를 보고, 나만 아는 철학 용어로 그 감상을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깊이는 있겠지만, 다른 사람들과 함께 공감하기엔 조금 외로울 수 있습니다.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AI 시대에 우리가 집중하며 나눠야 할 감정은 무엇일까요?
저는 1번은 너무 밋밋하고 4번은 함께 나누기엔 조금 멀게 느껴집니다. 결국 AI 시대에 우리를 빛나게 할 감정은 2번과 3번, 즉 '나만의 시선으로 발견한 보편적인 감정'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50대라는 나이는 수많은 경험을 통해 '나만의 관점'이 가장 향기롭고 단단하게 여물어 가는 시기입니다.
오늘, 어떤 것을 보고 어떤 '나만의 감정'을 발견하셨나요?
그 느낌을 기록하고 공유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AI가 절대 대신할 수 없는, 우리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가장 가치 있는 '일'이 아닐까요?
사진: Unsplash의Kamil Kalk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