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만든 적

by 김민

손톱 옆 삐져나온 굳은살도 감히 떼지 못하는데

피가 날까 덧날까 감염될까 겁나서.

하물며 총칼 들고 희번덕거리는 적이라니.

윗집에서 쳐들어온다기에 엄마에게로 피했네.


부르튼 입술도 감히 뜯지 못하는데

피가 날까 덧날까 감염될까 무서워서.

하물며 너와 나를 비틀어 죽이는 적이라니.

옆집에서 쳐들어온다기에 친구에게로 피했네.


벌벌 떠는 친구가 얼른 숨으라며 잡아끄네.

이불을 뒤집어쓴 너와 나는 숨죽여 속삭였네.

아이고, 너와 나를 비틀어 죽이는 적이라니.

내일은 건넛집에서 쳐들어온다는데 어디로 피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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