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교

by 김민

이 엄동설한 차디찬 육교 밑에

두 무리가 앉았네

한쪽은 무도한 자야 물러가라

다른 쪽은 모함하지 말라네

엄마는 이쪽 딸은 저쪽


매서운 바람 훑고 가는 얇은 육교 밑

두 무리가 우짖네

나도 이 나라 주인이라고

흥, 너희는 꿈도 꾸지 말라네

아빠는 거기 아들은 저기


한 가족이 갈라져 으르렁대게 만든

그자는 누구일까


딱딱한 회색 도시 육교 위

온몸을 감싼 구경꾼 속 내가 섰네

까만 옷 옆 사람 벌건 얼굴 감싸고

나는 장작 된 두 다리 동동 구르네

가족들은 살과 피가 꽁꽁 얼고

구경꾼은 애간장 타네


육교 옆 모두는 새카만 하늘만 보는데

파렴치한 그자는 뜨듯한 방에 누워 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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