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생님이 되다.
2020년 3월, 전교생이 약 25명인 도서지역 소규모 중·고등 통합학교에서 나의 첫 교직생활이 시작되었다. 당시 전국을 들썩였던 코로나19로 인하여 도서지역 학교는 등교가 한 달가량 연기되었기 때문에 4월 1일이 나의 실제적인 첫 출근날이었다. 그래서 교사이지만 교사 아닌 애매한 상태로 3월 한 달을 보냈다.
20년을 넘게 인천 토박이로 살아오면서 인천에 섬이 많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 섬에 학교가 있고, 그 학교에 특수교육 대상 학생이 있으리라고는 차마 상상하지 못했다. 그래서 임용시험 합격 후 발령지를 확인할 때 굉장한 충격(?)을 받았었다. 세상에나... 배를 타고 4시간이 넘도록 가야 하는 곳이라니. 그 시골에서 나의 25살, 26살을 보내야 한다니. 떨리는 손으로 발령지를 검색해 봤으나 로드뷰조차 나오지 않는 곳이었다. 누군가 엑셀을 잘못 입력한 걸 거야. 눈물이 앞을 가렸다. 그리고 임용시험 최종 합격 날 수험서를 (싱글벙글 웃으며) 내다 버렸던 것을 후회했다.
섬은 2년을 근무해야 전보를 써서 시내로 나갈 수 있지만, 시험은 붙기만 한다면 1년 만에 탈출 가능하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수험서를 다시 살까... 임용 한 번 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