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속에서 단단해지는 시간

더루나그룹 성장기 7화.

by 루나

출판사에서 열 번 넘게 거절당했다.

메일을 열 때마다 “좋은 원고이지만...”으로 시작하는 문장을 읽었다.


그 말이 이제는 너무 익숙해서,

거절보다도 그 뒤의 점 세 개가 더 무섭게 느껴졌다.


솔직히, 많이 아팠다.

2년 동안 공들였던 원고가 누군가의 판단 한 줄로 사라지는 기분.


그 얘길 남자친구에게 하자, 그는 조용히 말했다.

“도자기도 굽다 보면 몇 개는 깨져.

그래야 진짜 단단한 게 나와.”

그 말이 이상하게 오래 남았다.


깨진 도자기들 사이에서

내가 아직 식지 않은 불로 계속 굽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결국 결심했다.

그릇이 깨지는 동안 기다리지 말고,

그냥 내가 직접 구워보기로.


출판사에 맞추기보다,

나에게 맞는 속도와 색으로 굽는 방식.


그게 자가출판이었다.

표지는 핫핑크.

출판사라면 절대 내지 않았을 강렬한 색.


하지만 그건 루나의 색이다.

조금 뜨겁고, 조금 과감하고, 확실히 살아 있는 색.


이제 곧 책이 나온다.

제목은 〈패션은 성형이다〉.

메스 없이도, 비용 없이도, 회복 기간 없이도

사람이 얼마나 달라질 수 있는지 보여주고 싶었다.


불 속을 통과해 만들어진 첫 번째 도자기 같은 책.

조금 비틀리고, 어딘가 거칠지만

그래서 더 내 온도가 느껴지는 책.


그리고 나는 지금,

그 불 속에서 다시 단단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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