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루나그룹 성장기 2화.
오전 10시.
문이 열리고,
한 분이 조심스럽게 들어오셨습니다.
40대 초반쯤 되어 보이는 여성분.
검은색 후드티에 청바지 차림.
머리는 묶지 않고, 얼굴을 반쯤 가리듯 내려뜨리셨습니다.
"안녕하세요, 루나 선생님…”
목소리가 떨렸습니다.
상담을 시작하려는데,
그분이 먼저 조심스레 말씀하셨습니다.
“선생님,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 예뻐질 수 있을까요?”
8년 동안 이 일을 하면서
이 질문을 수없이 들었습니다.
그런데도 들을 때마다
가슴 한쪽이 먹먹해집니다.
세상에는
스스로의 아름다움을 모르는 분들이
너무 많습니다.
저는 천천히 대답했습니다.
“이미 예쁘세요.
단지 그걸 보여주는 방법을 모르셨을 뿐이에요.”
그분은 2주 후 임원 승진 면접을 앞두고 계셨습니다.
“10년 넘게 이 회사에서 일했어요.
실력은 인정받았어요. 그런데…”
잠시 멈추셨다가 이어 말씀하셨습니다.
“임원 면접 때
‘경영진 이미지에 맞지 않는다’는 피드백을 받았대요.
동기가 귀띔해줬어요.”
“어떤 옷을 주로 입으세요?”
“편한 옷이요. 후드티, 청바지, 스니커즈.
회사도 자유로운 분위기라서요…”
“그럼 임원분들은요?”
“음… 다들 재킷이나 셔츠를 입으세요.”
그때 보였습니다.
문제는 실력이 아니라 이미지였습니다.
“일단 정확히 재볼게요.”
줄자를 꺼냈습니다.
어깨너비: 38cm (평균)
키: 168cm
허리 위치: 배꼽 위 2cm (좋은 비율)
목 길이: 8cm (길다!)
“목이 길으시네요.”
“네? 목이요?”
“네. 목이 긴 분은
차이나 카라나 셔츠 카라가 정말 잘 어울리세요.
지적이고 세련된 인상을 주거든요.”
그분의 눈이 커졌습니다.
“저… 목이 긴 줄 몰랐어요.”
가상 피팅을 시작했습니다.
그분의 얼굴에 15가지 이미지의 대표 룩을 하나씩 합성해봤습니다.
페미닌 이미지: 어색함
러블리 이미지: 나이와 맞지 않음
커리어 이미지: 딱 맞음
클래식 이미지: 완벽
“와…”
그분이 화면을 보며 감탄하셨습니다.
“이게 저예요?”
“네. 고객님의 베스트 이미지는
커리어 + 클래식이에요.
도시적이고, 지적이며, 신뢰감 있는 이미지.
임원에게 딱 맞는 스타일이죠.”
컨설팅이 끝날 무렵,
그분이 조용히 말씀하셨습니다.
“선생님… 저는 왜 몰랐을까요?
제가 이런 이미지가 어울린다는 걸.”
“몰랐던 게 아니에요.
보여줄 기회가 없었던 거예요.
10년 동안 후드티만 입으셨잖아요.
당신의 진짜 모습을 세상에 보여준 적이 없었던 거죠.”
그분의 눈시울이 붉어졌습니다.
그분에게서 메시지가 왔습니다.
“선생님, 합격했어요.
면접 때 선생님이 추천해주신 네이비 재킷에
화이트 셔츠 입고 갔어요.
면접관 첫 마디가
‘인상이 참 좋으시네요’였어요.
10년 만에 처음 들은 말이에요.
제가 이렇게 달라질 수 있다는 게
아직도 믿기지 않아요.
정말 감사합니다.”
책상 앞에 앉아
그분의 메시지를 다시 읽었습니다.
8년 전,
최저시급을 받던 스타일리스트였던 제가
지금 이 자리에 있는 이유.
더루나그룹을 만든 이유.
책을 쓰는 이유.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는 이유.
누군가의 특별함을 찾아주는 일.
“저 예뻐질 수 있을까요?”라는 질문에
“이미 예쁘세요.”라고 대답해드리는 일.
그게 제가 이 일을 하는 이유입니다.
혹시 당신도
스스로에게 물어본 적 있나요?
“나도 예뻐질 수 있을까?”
“나도 달라질 수 있을까?”
“나도 인정받을 수 있을까?”
저는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당신은 이미 충분히 아름답습니다.
단지 그걸 보여주는 방법을
아직 모르셨을 뿐이에요.
체형을 재고,
이미지를 찾고,
스타일을 만들면,
옷장은 그대로인데
거울 속 당신은 완전히 달라져 있을 겁니다.
오늘도 저는
내일 오전 10시,
또 다른 고객을 맞이할 준비를 합니다.
아마 그분도 물어보시겠죠.
“저… 예뻐질 수 있을까요?”
그때 저는 오늘처럼
똑같이 말씀드릴 겁니다.
“이미 예쁘세요.”
그리고 함께 찾아갈 겁니다.
그 사람만의 특별함을.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는 자신의 아름다움을
조용히 발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