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매일 짧은 글 - 2일 차
글을 시작하기에 앞서, 전 한강 작가님을 좋아합니다. 오래전 그분과 같이 작업을 한 적이 있는데, 팬심 가득했던 제 마음을 꼭꼭 숨기고 일했던 기억이 나네요. 단어 하나하나에 신중함이 담겨 차분한 목소리로 이야기하던 그분에게 온몸이 빨려 들어가는 것만 같았는데 말이죠.
어찌 되었건 이 글의 한강은 서울을 가로지르는 강입니다. 출근하는 아침, 사무실에 가까워질수록 기분이 영 별로지만, 한강을 건널 때면 아주 살짝 행복함을 느껴요. 어떤 날은 햇빛에 반짝이는 윤슬을 보며, 어떤 날은 시커먼 먹구름이 가득한 하늘이 흘러 넘실거리는 강물을 보며 말이죠. 생生의 한 조각을 선물 받은 것 같달까요. 한강을 건너는 그 순간이 너무 찰나라, 이내 곧 우울해지곤 하죠. 한강이 좋은데, 또 한강이 싫은 이유예요.
사무실 앞 100미터부터는 무기력이 몰려와요. 하지만 건너목에서 신호등 파란불을 기다리며 만나는 직원들에게 “오늘 너무 신나요”하며 인사하죠. 물론 표정은 어두울 거예요. 그래도 이렇게 말이라도 해야 저 출입문으로 들어가는 저의 하루가 힘이 날 것 같거든요.
근무시간 전 여유 있게 도착해 컴퓨터를 세팅하고 커피를 준비하는 의식도 필요해요. 자자, 기분을 끌어올려봅시다. 그러다 보면 점심시간이 오고, 곧 퇴근도 할 테니까요. (물론 회의와 보고서 마감과 새로 시작할 프로젝트 기획안 작성을 해야 하지만, 부디 이슈없이 무사히 하루를 마무리할 수 있기를.)
직장인의 평화로운 하루를 응원하며. 매일매일 짧은 글, 2일 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