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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정애 Jan 30. 2024

폭죽과 별

 우연히 TV에서 멋진 청년을 만났다.

SG워너비의 김 진호.

한동안 훌륭한 가창력으로 대중의 사랑을 한 몸에 받던 그룹이었다. 

나 역시도 그들의 노래를 너무 좋아했었는데 언제부터인지 잊혀진 이름이 되었다. 

대중 가수란 그렇게 좋아하다가도 한동안 뜸하면 잊히기 마련이다. 

그동안 어떻게 지낸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문화적 혜택이 상대적으로 적은 시골 고등학교 졸업식을 돌며 노래를 나누는 

삶을 보내고 있고, 제 이야기를 들려드리고 싶어서 저 혼자 뭔가 만들고 있었다며

자신이 만든 ‘폭죽과 별’이란 제목의 노래를 선보였다.


"제가  꿈꾸는 스타는 하늘에 있는 별이 아니라 땅에서 우리 걸음 견디며 길이 

되어주는 흙과 모래다. 그 길 위를 같이 걷는 사람이란 별이 내가  꿈꾸는 

스타이다. 요즘 저는 대중성을 위해 노래하지 않아요. 거리에, 집에, 버스에 어딘가에 있을 당신이란 개인 한 명 마주 하기 위해 노래하고 있어요."라는 말을 듣는 순간 나는 그의 찐 팬이 되었다.


젊은 청년이 어떻게 이렇게 멋진 생각을, 멋진 말을 할 수 있나! 

그 노랫말(詩)을 곱씹으며 나의 허영을, 나의 욕심을, 나의 모순을, 나의 아상을 헹구어 낸다.

 


폭죽과 별

김진호


나를 터뜨려줄 힘 있는 사람만 기다렸네

하늘 위로 날아올라 반짝이고 나면

사람들이 나를 쳐다보겠지 소리쳐주겠지

나 그 기분이 좋았고 딱 그 위치가 좋았어

그러다 보니 내 옆에 별이 닿을 것 같네

별과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하고만 싶네

날 다시 하늘 위로 날려줄 사람만을 찾고

그들 손에 길들여져 버린 폭죽 하나로 남네

난 다시 하늘 위로 떠오르고

사람들은 날 보고 소리 지르고

난 다시 재가 되어 땅에 내리고

사람들은 나를 밟고 떠나가고

하늘에 잠시 떠올랐던 그 순간

별들에게 물어봤어

너희들은 좋겠다고 계속 빛나고 있으니

폭죽에게 별들이 말해줬어

사람들은 잊곤 한대 계속 빛을 내고 있으면

빛인 줄도 모른다고

외롭거나 누군가 그리운 날들이 오면

그제서야 가끔씩 별들을 바라본다고

환호 속에 반짝이는 커다란 폭죽보다

침묵으로 빚어진 외로운 빛일 뿐이야 별은

난 다시 하늘에서 내려오고

사람들은 날 보고 끝났다 하고

난 다시 재가 되어 땅에 내리고

사람들은 나를 밟고 떠나가고

별은 계속 하늘을 빛내겠지

폭죽은 흙이 돼 땅을 빛내겠지

하늘과 땅 그 사이에 머물던

우리들의 모습들을 바라보네


노랫말도 잘쓴다 했더니 역시 시인답게 꽃도 사랑하는 김 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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