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중일기]
오늘은 날씨가 추운 만큼 공기가 맑다.
유튜브로 한강뷰 라이브를 보고 있는데, 하늘에 별까지 보인다.
이렇게 내 방 안에서도 한강을 바라보며 글을 쓸 수 있는 시기가 오다니.
세상 오래 살고 볼 일이다.
오래 살길 잘했지.
할머니 말대로, 죽으래는 법은 없더라.
할머니.
나는 잘 지내고 있어.
이제는 기죽지 않고, 당당하게 내 할 말을 하면서
일 잘한다는 소리도 듣고, 칭찬도 많이 받아.
할머니가 항상 그랬지.
인사만 잘해도 어디 가서 아쉬운 소리는 안 듣는다고.
할머니 말이 맞았어.
어딜 가나 아쉬운 소리는 잘 안 들어.
다만 내가 살아온 환경 때문에
마음고생을 조금 하고 있을 뿐이야.
왜 나를 이렇게 키웠냐고 원망하고 싶을 때도 있지만,
이만큼이 할머니의 최선이었고 노력이라는 걸
내가 알지 못하면 누가 알겠어.
할머니를 원망하는 건
내가 왜 태어났냐고 묻는 것과 비슷한 일일지도 모르겠어.
아쉬운 마음은 여전히 크지만,
그래도 할머니 덕분에 사람 몫 하며 살고 있어.
나 공부도 많이 하고, 책도 많이 읽어.
예전엔 그렇게 공부하라 해도 도망만 다녔는데
이제는 밖에 나가지도 않고 집에서 책만 읽고 공부를 한다.
많이 싸우기도 했지만,
그래도 할머니가 보고 싶다.
기세등등하고 파워풀하던 우리 할머니가 보고 싶다.
이제는 수저로 음식을 떠먹여줘야
간신히 드시는 나의 할머니.
지금처럼만이라도
조금만 더 있어줘.
내 욕심이겠지만…
할머니,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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