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단

고단(孤單)


윤병무


아내가 제 손 잡고 잠든 날이었습니다

고단했던가 봅니다

곧바로 아내의 손에서 힘이 풀렸습니다

훗날에는 함부로 사는 제가 아내보다 먼저

세상의 손 놓겠지만

힘 풀리는 손 느끼고 나니 그야말로

별세(別世)라는 게 이렇겠구나 싶었습니다

그날 오면 아내의 손 받치고 있던

그날 밤의 저처럼 아내도 잠시 제 손 받치고 있다가

제 체온에 겨울 오기 전에

내려놓으면 좋겠습니다 그러고는

아내 따라 잠든

제 코 고는 소리 서로 못 듣듯

세상에 남은 식구들이

조금만 고단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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