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결혼하려고 했어?

다행히 결혼은 했다.

by 하본부

" 너 결혼하려고 했어? " 농담처럼 친한 어릴때 친구가 내게 자주 하던 이야기였다.

그 친구는 늘 여자친구가 있었다.

친구의 말처럼, 나는 잘 생기지도 않았고 집안형편도 어려워 그냥 옷도 깨끗하게만 입고 다니자라고 생각하며, 여자친구를 만든다는 것은 생각지도 않았다.

친구에 말처럼 "과연 결혼이라는 것을 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항상 하게 되었고 친구의 농담이 농담이 아니라고 생각을 했었더랬다.


학교다닐때도 좋아하는 친구가 있어도 말도 못하고, 속으로만 생각하고 삭히고, 흔히 말하는 짝사랑만 했었다.


나는 여자친구를 사귈만한 마음의 여유도 없었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이후, 어머니는 매일 식당에서도 일을 하시는 등 여러가지 일을 하시면서,

아직 미성년인 아들 둘을 키우기 위해서 혼신의 힘을 다하셨고, 방 한칸뿐인 월세방에서 몸집 큰 아들 둘과 살기에도 벅차셨기 때문에, 나는 여자친구를 만들어야겠다라는 생각자체가 사치라고 생각했었다.


어렵게 입학한 대학교 생활에서도, 군대 가기전에 학교 생활에 그리 충실하지 않았던 남자 동기들과 달리,

나는 학과 공부에 충실하면서 과 생활도 빠지지 않고 열심히 했다.

덕분에 졸업도 1등으로 할 수 있었다.


당시 우리 학번에서는 경영대학 여학우들이 예쁘다고 소문이 났었는데, 기숙사에 살던 내가 해당 과에 동기와 한방을 같이 쓰게 되었다. 하루는 우연히 농담으로, "야 우리방원들하고 걔들하고 미팅을 좀 하자"라고 제안을 했더니, 그 친구가 " 야 우리는 걔들을 만날 수 있는 레벨이 아니야"라고 말을 하기도 했다.


세월이 지나, 사회초년생으로 매일 바쁜생활을 하고 있던 와중에,

ROTC 동기가 연락이 와서, 고향 친구를 소개해준다고 했다. 동기의 소개로 2008년 신촌 현대백화점 앞에서 처음 만나게 되었는데,

그때 경영대 예쁜 학우 무리들 중에 한명 이었다. 얼마나 떨렸던지...

그렇게 여러차례 만났지만, 그땐 결과가 썩 좋지 못했다.


그 이후 몇달이 지나서 문자를 보내봤다. "어떻게 잘 지내세요??"

이야기 도중에 주말에 특별히 할일이 없다고 하는데, 그냥 일산에서 모터쇼를 같이 보러가자고 했더니,

같이 가자라는 답변을 받았고,

당시 파주에서 살던 나는 그 친구를 데리러, 성남을 갔고, 일산에서 진행했던 모터쇼를 보고,

식사를 하고 다시 집까지 데려다주었다.


그 이후로 가끔 만나기도 했는데, 도전정신이 다시 불타올라 지속된 만남을 통해, 사귀게 되었다.

그야말로 끈기로 이루어낸 일이었다.

고향친구들한테 소개하는 자리였는데, 친구들이 "어떻게 네가 저런 여자친구를 사귈수 있냐"라는 이야기를 많이 듣곤 했었다.


시간이 흘러, 서른다섯에 나이에 결혼을 하게 되었는데, 내게 핀잔을 주었던 그 친구는 이후 마흔을 넘어 결혼을 하게 되었다.


나중에 아내에게 물어봤더니, 내가 옷차림을 봐도 돈도 없어보였지만, 그냥 착해서 앞으로 변함이 없을 거라는 믿음때문에 결혼을 결심했다고 한다.


이렇게 지금의 아내와 결혼해서 15년 가까이 살고 있다. 이렇게 나는 친구의 말과 달리 다행히 결혼에 성공했다. 그 친구보다 먼저...

작가의 이전글2등 회사의 영업 전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