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맞춤, 세상에서 가장 귀한 대화법.

누구보다 깊이 마주 보는 우리.

by 밍이

우리 아이들은 언제쯤 알게 될까. 엄마가 잘 못 듣는 사람이라는 걸.


아이들이 나를 부를 때, 주변 가족에게 대신 대답해 달라고 부탁하지 않는다. 아이들이 스스로 엄마와 합을 맞춰가길 바라는 마음 때문이다. 내 귀에 닿지 못하고 비어버린 소리를 아이들이 자기들만의 방식으로 채워주길 기다렸다. 밖에서 나를 부르는 소리를 내가 놓칠 때면, 아들은 달려와 내 얼굴을 정면으로 마주 보고 이야기를 시작한다. 딸은 천천히 다가와 "엄마, 내가 불렀어요"라며 다정하게 알려준다. 아이들의 부름은 공중에 떠다니는 소리가 아니라, 결국 내 눈동자를 똑바로 바라보는 것으로 완성된다.


어느새 마주 보고 얘기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은 세상이 되어버린 지금. 하지만 내 아이들은 누군가를 만날 때 엄마와 하던 대로 눈을 맞추고 대화를 나눈다. 엄마가 잘 못 듣기 때문에 생긴 이 기다림과 마주침이, 우리 아이들에게는 오히려 큰 장점이자 진정한 소통능력을 갖출 계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누군가는 엄마의 장애를 안타까워할지 모르지만, 나는 안다. 내 아이들은 사람의 진심을 읽기 위해 상대의 눈을 가장 먼저 살피는 따뜻한 아이들로 자라고 있다는 걸.


조금 덜 들리는 엄마 덕분에, 내 아이들은 세상 그 무엇보다 귀한 '눈 맞춤'의 온기를 배웠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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