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 음원을 발매할 때 어쿠스틱 피아노를 녹음하는 방식 외에도 가상악기 피아노로도 녹음할 수 있습니다.
처음 입문하는 분들에게는 가상악기 피아노를 어떤 걸 사야 할지도 막막할 때가 있으실 겁니다.
피아노 가상악기는 무엇일까?
어떤 것을 사야 할까?
가성비 좋은 피아노는 무엇일까?
국민 피아노는 키스케이프라는데 그걸로 시작해야 할까?
1. 피아노 가상악기란? Piano VST?
Piano Virtual Studio Technology를 줄인 말로, 피아노를 모방한 소프트웨어입니다.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에요. 그래서 셀 수 없이 많은 종류의 가상악기들이 있습니다. 피아노처럼 연주하려면 컴퓨터와 미디 프로그램 그리고 키보드(마스터 건반)와 오디오 인터페이스, 그리고 모니터링 스피커가 필요합니다.
방식은 샘플링(Sampling) 방식과 피지컬 모델링(Physical Modeling) 방식이 있는데요.
먼저 <샘플링 방식>은,
1) 누가?
피아노 가상악기 회사가 의뢰한 실제 피아노 연주자가
2) 어디서?
스튜디오에서
3) 무엇을?
실제 어쿠스틱 피아노를
4) 어떻게?
피아노 모든 음을 ppp부터 fff까지 60단계 이상으로 음마다 수십 번씩 치면서 녹음합니다. 같은 음의 세기도 여러 번 녹음하죠. 그래서 우리가 미디로 그 음을 특정 벨로시티(음을 누르는 세기)로 찍을 때 거기에 맞는 샘플링이 재생되는 방식입니다. 전문 사운드 엔지니어가 마이크를 용도마다 설치하여 녹음합니다.
키스케이프도 아이보리도 다 샘플링 방식을 사용했습니다.
<피지컬 모델링> 방식은
쉽게 말하면, 실제로 녹음해온 소리가 아니라 실제로 그 악기에서 소리가 생성되는 원리를 계산해서 만든 방식입니다. 즉 피아노 소리를 물리학, 수학, 음향학적으로 계속 시뮬레이션 하는 것이죠. 버전을 업그레이드할 때마다 소리가 더욱 정교해지고 있습니다. 피아노텍 Pianoteq이라는 가상악기가 바로 그 방식으로 만들어졌습니다.
2. 어떻게 알아봐야 할까요?
구글이나 유튜브에서 다음과 같은 검색어를 활용해 보세요.
1) piano vst, 피아노 가상악기, 피아노 가상악기 비교
영문, 한글 모두 검색하면 다양한 리뷰를 보실 수 있습니다.
2) 악기 영문명 + Walk Through
악기를 시연하고 설명해 주는 유튜브 영상들의 검색어입니다. 작업자들이 이 악기에 대해 설명해 주고, 직접 시연하면서 소리를 들려줍니다. 피아노를 포함해서 다른 악기도 마찬가지로 유용한 검색어예요.
내가 직접 치는 소리는 아니어도 영상으로 들어보면서 각 악기의 특징을 메모하며 리스트업 합니다.
3) 음악 커뮤니티 참고
큐오넷, 뮬, 미디톡 등 음악 커뮤니티가 있습니다. 구글이나 유튜브 외에도 여기서 검색어를 이용하여 궁금한 것들을 해결할 수도 있어요.
3. 이젠 선택할 시간! 내가 사고 싶은 피아노, 지금 내가 살 수 있는 피아노를 사라!
우리는 위에서처럼 어떤 가상악기 피아노를 ‘살지’에 대해 ‘타인’이 추천하는 악기들을 검색, 또 검색하게 됩니다. 그러다 보면 선택의 폭이 자꾸 넓어져서 오히려 선택하기 더 힘들어지지 않으셨나요? 그러다 보면 아~! 모르겠다. 그냥 딱 이것을 사라고 알려주세요! 하는 마음이 되기도 합니다.
그런데 대다수가 좋다고 하는 악기가 막상 내 맘에 들지 않을 수도 있어요. 또 각자의 상황과 용도는 모두 다 다릅니다. 그래서 무엇보다도 내 마음에 드는 악기를 사야 더 즐거운 마음으로 작업대에 오래 앉을 수 있게 되는 것 같아요. 그러니 직접 사서 써 보기 전에는 정답은 없다고 생각하시고 일단 사서 사용해 보시기를 추천합니다.
내 마음에 들어오는 소리는 진실합니다.
들어봤을 때 내 맘에 드는 악기를, 지금 최대한 빨리 사는 것이 중요합니다.
상황이 안된다면 준비하고 때를 기다려서 사는 것!
그리고 그 악기에 나의 즐거운 애정을 쏟아붓는 것입니다.
그 여정을 차근차근히 자기만의 속도로 채워가셨으면 좋겠습니다.
4. 결국, 살 수 있는 한 계속 사게 될 것이다.
' 피아노 가상악기를 1개만 사게 되는 경우는 없다. 다만 사지 않은 사람과, 여러 개인 사람이 나뉠 뿐. '
제가 경험하면서 느낀 건데 정말 그렇습니다. 처음에 산 피아노는 Garritan의 CFX lite 피아노였어요. 그냥 단순하게 어느 프로분이 권유해 주신 것을 덜컥 샀던 것이 그 첫 시작이었습니다.
그리고 NI 컴플리트 시리즈도 함께 구매했던 터라, 자동으로 그 안에 포함된 피아노들 Alicia Keys, Noir, UNA Corda 등도 가지게 된 것이죠.
1) 곡마다 쓰는 피아노가 다르다
마음에 드는 피아노 하나가 있으면, 그것으로만 곡 작업을 하게 될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아니었어요. 곡마다 스토리가 있고, 의도하는 사운드에 잘 맞는 피아노 소리가 따로 있다는 것을 작업하면서 알게 되었어요.
같은 피아노 곡이라 하더라도 어떤 피아노가 어울릴 것인지는 직접 쳐보면서 들어봐야 합니다. 악기들을 하나씩 들어보면서 바꿔서 연주해 보면 느낌으로 딱 다가오는 악기가 있습니다.
2) 장르나 악기 편성에 따라 다르다.
저는 주로 피아노 솔로나, 트리오 편성이나, 클래식 크로스오버 장르의 오케스트라 악기 군 위주로 피아노를 섞어서 작업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NI에 포함된 피아노들은 이상하게 제가 하는 음악들과는 소리가 잘 어울리지가 않았어요. 그리고 실제 피아노가 아니다 보니 터치감과 소리가 악기마다 조금씩 미세하게 달랐습니다.
그래서 제가 자주 쓰고 있는 피아노 가상악기는 주로 아래 3가지입니다.
① Garritan CFX Grand
② Synthogy Ivory 2 American D Grand
③ Spectrasonics Kescape
이 3가지 악기는 다음 글에서 더 이야기를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다른 피아노 이야기를 첨언하자면, NI Komplete 시리즈의 Alicia Keys는 오히려 솔로 연주보다는 대중음악 장르에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솔로보다도 다양한 트랙(악기)과 어울릴 때 잘 묻히고 섞이는 조화로움을 보여줍니다.
Una Corda는 특유의 펠트의 독특한 질감을 쓸 수 있는 음향적인 악기입니다. 특정한 분위기를 원할 때 프리셋을 잘 선택해서 사용하면 좋아요.
그리고 Noire는 제가 느끼기엔 너무나 울림이 먹먹하게 크고 어둡고 선명하지 못하고 둔탁한 느낌이 있었습니다. 그 이후에도 몇 번 종종 시도해 보았는데 아직 제가 작업하는 곡들과는 어울리는 곡을 찾지 못했어요. 믹스에서도 가능한 소리가 너무 과하게 악기 자체에 칠해진 소리였습니다. ( 지극히 주관적인 취향의 피아노 악기 설명이오니 감안해서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5. 피아노 가상악기로 녹음할 때의 장점
1) 나의 작업 공간에서 하기 때문에 심적인 부담 없이 맘에 들 때까지 무한 녹음이 가능합니다.
2) 피아노 가상악기 선택을 통해서 내가 원하는 음색으로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어요.
3) 특정 음의 벨로시티나 템포를 수정할 수 있습니다. 단 5% 정도 내에서요. 많은 수정은 결국 자연스럽지 못한 음악이 되므로 재녹음을 하는 편이 훨씬 낫습니다.
4) 미디 파일이므로 편곡하면서 타 악기 군들과 섞어 작업하기가 훨씬 용이합니다.
다음 글에는
제가 주로 쓰는 3가지 악기의 간단한 설명
피아노 가상악기가 피아노 솔로 음악으로 작업할 때 어떤 특징을 가질 때 좋은지에 대해
제가 피아노 악기들을 하나둘씩 모아가며 써가고 헤매며 제 방법을 찾고 있는 이야기를 담아보려고 합니다.
함께 보면 좋을 지난 글 링크입니다.
❶
https://brunch.co.kr/@minachoi/103
❷
https://brunch.co.kr/@minachoi/105
제가 경험한 것은 적고 주관적입니다. 제 지식과 정보는 극히 적지만 정답을 제시하는 것은 아니에요. 제가 부딪히며 알게 된 부분, 공부하며 알게 된 부분을 지금 시점에서 정리한 것이라 표면적이고 단편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 점을 염두에 두시며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고 시정할 의견이 있으면 알려주세요. 피아노 작업, 파이팅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