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넷, 워커홀릭에게 지독한 번아웃이 찾아왔다

들어가며

by 변민아

이 글은 <애쓰지 않는 삶: 84년생 책 만드는 여자의 셀프 위로집>이라는 제목으로

약 3년 전, 2017년 에세이처럼 쓴 글을 모은 것이다.




재밌게도 이 글을 쓰기 시작한 시점은

내가 페이스북을 끊어야겠다고 결심한 시점과 맞물린다.


그런데,

페이스북을 끊겠다고 결심했으면서

다시 페이스북에 들어가 그간의 기록들을 훑어보는 우(?)를 범하고 말았다.

참으로 낯선 과거의 나와 만났는데 유쾌하지만은 않았다.

참 이상했다. 이전에는 과거의 나로부터 위안을 크게 받았었는데, 이번엔 아니었다.

이제 그 기록들과 결별할 때인가 보다, 싶었다.


글은. 나로부터 쏟아져 나온 것이기에.

내가 남긴 글은 그게 얼마나 우습건 낯설건 결국 나의 일부임을 인정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 나는 페이스북에 남긴 내 글을 미워하기보다

그중에서도 생각거리를 만들어준 글들을 따로 정리해놓기 시작했다.


이 글은 책을 만드는 일을 하고 있는 84년생 여자가

프리랜서 북에디터 2년 차가 되어 혹독한 슬럼프를 겪었던

2017년 어느 여름을 기록한 것이다.


그 누구보다 열정 하나는 뒤처지지 않는다고 자부했는데

그해 여름, 나에게는 지독한 번아웃이 찾아왔다.


분명 이 글을 쓴 이후의 나는 또 변할 것이고,

이 기록이 다시 나의 자양분 혹은 후회가 되어주기도 하고,

미래의 어느 시점에 이불을 차게 만들어주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이 첫 스텝이 앞으로도 용기 있게

글을 쓸 나만의 토양을 마련해줄 거라는 믿음 하나로 용기를 냈다.


서른넷 나의 찌질한 일상을,

이 시기의 나이기에 가능한 생각과 감정들을 다시 파헤쳐보기로 했다.


글이라는 도구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