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치게임

by 미나미

나는 눈치가 빠른 편인데 하기 싫은 일을 해야 할 때
혹은 상대방이 속내를 감추고 빙 둘러 부탁을 할 때
가끔 못난 심보로 알고도 모른 척 뻐길 때가 있다
가까운 사람들은 뻔히 보이니 대놓고 독촉을 하지만

그런데 나는 그 눈치도 사실 보고 싶을 때만 본다
가끔은 빙 둘러 말한 상대의 속마음을
아무 생각 없이 무시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
그럴 땐 의도한 게 아닌데 일부러 그랬냐 소릴 듣는다
아 억울함을 어찌 다 말할까 싶은데

그간 해 온 내 행실을 돌아보면 사실
저렇게 말하는 게 어려운 일도 아니지 싶다가도
그 정도로 중요한 일이면 대놓고 다시 말을 하던지
왜 이제 와서 나한테 뭐라 하냐! 열 통이 나는데
남 탓을 하면 우울할 일은 덜 하다 했나 하는 생각에
허 참, 헛웃음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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