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부터 잘못된 걸까

by 미나미

그냥 가난했다.

매일 무시당하고 구박받았다.

습관처럼 눈치 보며 굽신거린다.

잘못한 것이 없는데도 매일 죄인이 되었다.


참아야 할 사람이 누군지도 모르고,

자꾸만 참으라는 여자가 미웠다.

아무 말 없이 밖으로 나가

줄창 담배만 피워대는 남자는 더 미웠다.

이럴 거면 낳지 말지.

책임지지도 못할 거면서 왜.


지긋지긋한 가난 속에서도

기어코 고등학교까지 갈 수 있었던 것은

그 가난을 벗어나려 기술을 배우겠다 우긴 탓이다.

첩의 자식이 학교를 가려면 그게 제일이었다.


운이 좋아 공고에 진학해 공장에 취업도 했다.

18살에는 돈을 벌면서 학교를 다니게 되었고,

집에 돈을 보내주고도

몰래 비상금도 모을 수 있었고,

덕분에 공장에서 만난 동료들과 여행도 갔다.

단 한 번의 일탈이었다.

그날 하루가 인생의 모든 것을 바꿔버렸다.



고등학교를 졸업하지 못했으니,

밥벌이도 하지 못하게 되었다.

집에서도 쫓겨나버렸다.

당연한 결과였다.



어느 날 내게

아이가 생겨버렸기 때문이다.



'책임지지 못할 거면 낳지 말지.'


그래서?

금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