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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별 Mar 05. 2022

가만히 있지 말고 가. 만. 이.

가서 만나고 이야기하라 독서 리뷰

요즘 유행하는 MBTI로 보면 나는 I, 내향성의 사람이다. 혼자 있는 것이 편하고, 쇼핑이나 외출도 혼자 후다닥 다녀오는 게 좋고, 집 밖 보다 안이 편한 집순이다.


그런데 20대, 아니 작년까지도 나는 내가 I가 아니라 E라고, 그것도 확신의 E라고 생각했다. 나는 사람들을 만나는 것을 좋아하고 지인들과의 만남도 내가 주도해서 이뤄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니 I도 맞고 E도 맞고.. 둘 다 아닌 것 같기도 하고.. 내 성격이 굉장히 혼란스러웠다. MBTI 검사를 하고 한 동안 I와 E에 대해 긴 시간 생각을 해 봤다. 결론은 I가 베이스고, I 중에서는 E의 성향이 많은 사람이다 싶었다. 


좀 더 자세하게 생각한다면, 일을 할 때는 I, 사람을 만날 때는 E 성향이 두드러지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걸 몰랐던 나는 일에서 항상 고민이 많았다. 나는 분명 사람을 좋아하는데 사람을 대하는 건 쉽지가 않았다. 여러 사람이 한 공간에서 일하는 사무실 생활을 피하려 프리랜서가 된 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제는, 임신과 출산, 육아를 겪으며 지인들과 만남은 많이 줄고, 혼자(아이와 함께지만 대화 상대는 없는) 시간이 길어졌다는 점이다. 작년에 아이를 드디어 기관에 보내고 나서 다시 일을 준비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에 이것저것 시도해 보려 했지만 늘 발목을 잡는 것이, 사람을 만나는 게 두렵다는 것이었다.  


내가 갖고 있는 경험이나 능력은 다 작아 보이고, 사회에서 원하는 것들은 너무 높아 보였다. 잔뜩 위축이 든 상태에서는 아무것도 못하겠다 싶었는데, 가서 만나고 이야기하라는 책 제목을 본 순간 읽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의 제목은 너무 간단해 보였다. 가서 -> 나가서, 만나고 -> 부딪혀 보고, 이야기하라 -> 경험하라 이건 책을 읽지 않아도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기도 했다. 하지만 책에서는 가만히 정신을 행동으로 실천할 수 있는 실질적인 조언들이 많았다.  




책을 통틀어 크게 내가 깨달은 것은 실패나 거절이 전적으로 내 탓은 아니라는 것. 성공한 사람일수록 실패와 거절의 횟수가 많다는 것


기존에 하던 일의 방향을 새롭게 잡고, 전혀 다른 일을 새롭게 시작하면서 예전과는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처음엔 기세 좋게 이것저것 아이디어를 내서 시도를 했지만 시도할수록 생각과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는 일들이 많았다. 


이유가 뭘까를 생각하는 시간은 자책으로 남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내 성격에 문제가 있다고. 내가 잘못해서 그런 거라고. 나는 이 일에 맞지 않은가 보다고.. 그리고 끊임없이 도망치고 굴을 팠다. 


책을 읽으면서 안된다던 내 생각을 알고 있었다는 듯 콕 짚어 거절당하는 연습을 하라는 그 말에서 더 이상 도망칠 곳이 없다는 걸 알았던 건지 아님 이제 앞으로 나갈 수 있겠다는 힘을 얻은 건지 모르겠다. 뭐든. 다시 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했으니 이것 하나만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는 책이었다. 



 

가서 만나고 이야기하라는 저자의 가만이 정신은 새로운 것은 아니다. 이미 성공한 많은 사람들의 말과 저서에 나와 있는 내용인 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독서를 통해 얻은 자신의 인사이트를 하나의 주제로 풀어서 좀 더 핵심만 간단하게, 그리고 명료하게, 자기의 경험을 더해 우리에게 이야기하고 있다.  


나도 이제 집 안에 숨어 있지 않고, 문 밖을 나가, 누구든 만나 부딪히고, 나의 일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성공이든 실패든 작은 경험들을 쌓아가야겠다. 새로운 일을 시작하거나 시작이 힘들다면, 다시 이 책을 읽고 한 발짝 앞으로 내딛을 힘을 얻어 가면서 말이다.



*본 도서는 서평단 활동의 일환으로 해당 업체로부터 제공받았지만 사심 없이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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