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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민 Nov 16. 2024

이 중 하나는 거짓말 (김애란 저)

무엇이 거짓이고 어떤 것이 진실인지 궁금해서 놓을 수 없는 책

아이엠그라운드 자기소개하기!

다섯 문장으로 자기 소개를 하는데, 그중 하나는 반드시 거짓말이 들어가야하고 

듣는 사람은 무엇이 거짓인지 찾아내야하는 한 고등학교의 자기소개 타임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자기소개를 해야하는 주인공은 전학생 오채운

채운은 여자일까 남자일까.

사실 이 이야기의 주인공 지우, 소리, 오채운의 이름은 나를 좀 헷갈리게 했다.

우연인지 의도인지 모르겠지만 책에 나오는 주인공 셋은 이름만 보면 성별을 알 수가 없다. 축구를 했다는 오채운마저도 '축구'를 하다가 다쳤다는 말이 나오기 전까지는 여자라고 상상했다.


모두 저마다의 아픔과 상실이 있는 고등학생들의 이야기라 마음이 무겁기도 했고 내 주변의 사람과 관계가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게 된 책이었다. 청소년 소설만큼 잘 읽히고 진실이 뭔지 알고싶어서 단숨에 읽어나간 책이다.


이야기에 등장하는 지우, 지우의 엄마, 채운, 채운 부/모, 소리, 소리엄마, 소리아빠. 모두에게 비밀이 있다.

비밀때문에 오해가 생기기도 하지만 다행히 아이들 인생에 큰 상처가 될 수 있는 비밀들은 이야기 속에서 해소가 된다. 


내게 죽음이라는 가장 큰 거짓말을 남기고 떠난 엄마, 나를 위한다면서 바다 쪽으로 한 걸음 또 한걸음 삶의 방향을 튼, 용서할 수 없는 엄마'를.(p.114)


소리는 가끔 엄마가 어떻게 그렇게 자기 꿈과 깨끗이 작별할 수 있었는지 궁금했다. 엄마는 '그저 다음 단계로 간 것뿐'이라며 '작별한 건 맞지만 깨끗이 헤어진 건 아니'라고 했다. 대부분의 어른이 그렇게 사는데 그건 꼭 나쁜 일도 좋은 일도 아니'라면서.(p.164)


여러 번의 계절을 나는 동안 지우가 용식을 깊이 봐온 것만큼 용식 또한 지우를 계속 지켜봤음을 지우에게 알려주는 거였다. 서로 시선이 꼭 만나지 않아도, 때론 전혀 의식 못해도, 서로를 보는 눈빛이 얼마나 꾸주니 그리고 고요히 거기 있었는지 보여주는 거였다. (p.168)  


있지, 사람들 가슴속에는 어느 정도 남의 불행을 바라는 마음이 있는 것 같다.아무도 몰랐으면 하는, 그런데 모를리 없는 저열함 같은게(p.180)


극적인 탈출이 아닌 아주 잘고 꾸준하게 일어난 구원. 상대가 나를 살린 줄도 모른 채 살아낸 날들(p.258)




책 안에서 쉴새없이 '이별'이야기가 나와 슬프지만, 그 것을 읽으며 역설적으로 계속 사랑의 의미를 되새기게 된다.


지우, 소리, 채운은 셋 모두 각자의 비밀 때문에 다른 친구들과 친한 관계를 맺지 못한다.

그러나 우연한 기회로 지우- 소리, 소리-채운은 '애완동물'이라는 매개로 꽤 깊은 관계를 맺는다.

애완동물이지만 지우와 채운에게는 하나밖에 없는,'세상에 너랑나랑 둘뿐이'라는 소중한 존재기에 그 사이에 얽힌 소리와의 관계는 결코 가볍지 않다.


지우와 채운은 교실에서 말 한번 섞어보지 않은 관계이지만 꽤 많은 공통점이 있다.

사랑하는 애완 동물과 함께였다는 점.

미워할 수밖에 없는 아버지를 가진 점.

아버지, 혹은 어머니를 여의었을 때 그 장례식장에 예상치 못한 지우의 조문을 받았다는 점.


지우에게는 용식이(레드 아이 아머드 스킨크)가 구원이고,

채운에게는 뭉치가 구원이었다. 아버지에게 폭력을 당할 때도, 자기가 감당하기 힘든 사건에 맞설때도.

이야기 속에서 아이들의 구원이었던 동물들은 모두 무지개 다리를 건넜는데 이 아이들은 어떻게 세상을 혼자 살아나갈까. 아마 세상에 혼자 남겨진 기분이겠지.

아직 고등학교 2학년인 아이들이 외롭게 살아가야 할 세상이 걱정되었는데, 이야기의 마지막에 지우는 두 통의 문자를 받는다. 한 통은 소리에게서, 나머지 한 통은 채운이로 부터.

긴 이야기 속에서 채운과 지우는 단 한번도 이야기를 나눈 적은 없었지만 마지막에 드디어 소통의 물꼬를 트게 된다.

이 문자를 끝으로 이야기는 끝이 났지만, 어쩌면 서로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를 잃어버린 둘 혹은 셋이 서로 조용히 구원해주는 게 아닐까 기대를 하게 된다.


마지막 작가의 글에서도 "이 인물들이 남은 삶을 모두 잘 헤쳐나가길 바라는 마음만은 변함이 없다"고 밝힌 만큼 그들만의 의미있는 이야기를 만들아 나가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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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채운이는 요양병원 학대방지 가족모임에 전화를 걸었을까?

채운이는 엄마의 편지를 받고 난 이후 엄마를 찾아갈 수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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