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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코드 Jan 06. 2024

웃으며 골인하는 법

2023년 한 해를 마무리하며 베트남 하노이에서


헥헥 드디어 마라톤 경주의 끝이 보인다.

숨 가쁘게 달려온 2023년의 마지막.

골인 지점에 거의 도착했다.

언제 1년이 또 흘렸는지 내 마음은 아직 1/1 새해 다짐을 했던 그 출발 지점에 있는 것 같은데 어느새 골인지점을 앞두고 있다.



올해의 마지막은 하노이 비행으로 마무리한다.

그래도 다행히 새해는 한국에서 맞이할 수 있을 것 같다.

작년에만 해도 비행기 안에서 카운트 다운을 세며 새해를 맞이해서 좀 아쉬웠었는데 올해는 그래도 가족들과 함께 할 수 있음에 감사한다.



호텔 조식으로 쌀국수 한 그릇 먹고 산책 삼아 콩카페까지 걸어가 보기로 한다.

하노이도 지금 겨울인데 한낮 기온은 18-20도를 웃돌고 있다.

내가 느끼기엔 반팔을 입으면 선선한 초여름 날씨 정도인데 여기 사람들은 이 날씨도 추운지 나 빼고 모두 경량패딩을 입고 돌아다닌다.

각자가 느끼는 온도의 차이도 이렇게 다를 수 있구나..



2023년 아이 느끼는 엄마의 온도는 어땠을까?

추운 겨울 너무 가까이 다가가면 뜨거워 데일수 있는 훨훨 타고 있는 모닥불 같았을까?

아직 불씨가 지펴지지 않은 차가운 장작과 같았을까?


2024년 새해에는 아이가 초등학교 입학을 한다.

드디어 나도 학부형이라니.. 언제 이렇게 컸나..

30대 후반에 훌쩍 들어섰다. 말도 안 돼 난 아직 30에서 숫자가 멈춘 것만 같다.

아이가 커간 만큼 나도 나이가 들었을 텐데 아직도 어른이 되려면 한참 먼 것만 같다.

그러고 보니 아직 나도 미성숙한 어른인데 아이에게 좋은 부모가 되어가고 있는 것일까?

가정에서 사회에서 직장에서 나는 성숙하고 영향력 있는 사람으로 성장해 나아가고 있을까?




어느 책에선가 그랬다 누군가에게 영향력 있는 사람이 되고 가르치려고 하기 이전에

스스로를 더 성장시키고 가르치라고. 나를 바꾸는 것이 남을 바꾸는 일 이전에 행해져야 하는 일이라고.

그러고 보니 나 자신조차 어찌할 바를 모를 때가 많은데 어찌 남을 바꾸길 원하겠는가.

그것은 아이에게도 남편에게도 마찬가지 아니겠는가.


올해 다짐했던 것 중 하나는 ‘아이에게 큰 소리로 윽박지르지 않기.’가 있었다.

나는 얼마나 많은 윽박을 질렀을까…

‘엄마! 아이니까 잘 모를 수도 있지 그렇다고 왜 화를 내!’

그러게 네 말이 맞네..


아이가 크면서 엄마도 부모 공부를 해야 한다던데

부모 공부가 아닌 나 공부를 제대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 순간이 많았다.

아이에게 어떤 메시지를 줄지 이 순간에는 아이에게 어떤 것을 가르치는 것이 가치를 알려주는 것인지도 모른 체

그저 아이에게 강하게 이야기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에 감정적으로 대할 때도 잦았던 것 같다.


아이가 커가는 모습을 보면서 아이를 키우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을 키우고 있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새로운 출발을 앞둔 우리 아이에게 나는 부모로서 또 어떤 것을 가르쳐주면 좋을까?

아이만큼이나 설레고 긴장되는 새해

인생은 끝날 것 같지 않은 긴 마라톤이라는데 올 한 타임 잘 끝냈으니

2024년의 마라톤 출발지점도 잘 시작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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