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비타 Aug 20. 2024

책 『화이트홀』: 우주 순환의 새로운 시각



어린 시절, 나는 까만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반짝이는 별들을 자주 관찰하곤 했다. 그 순간마다 "아름답다.", "신기하다.", "만져보고 싶다."는 감정이 밀려왔다. 별자리를 찾느라 바빴고, 우주선을 타고 우주를 탐험하고 싶은 꿈에 젖어 들곤 했다. 그러나 성인이 된 후에는 밤하늘의 별을 제대로 보지 못했거니와, 별자리를 보며 낭만을 즐길 여유도 없었다. 대신, 관련된 영화나 책으로 아쉬움을 달래곤 했다.     



이번에 만난 《화이트홀(White holes)》은 그런 내 호기심을 충족시켜 주는 신비로운 이야기다. 세계적인 이론 물리학자 카를로 로벨리의 작품으로, 그는 이미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와 《나 없이는 존재하지 않는 세상》을 통해 베스트셀러 작가로 자리매김했다. 그의 전작들을 읽으면서 나는 그가 '쉽게 설명하고, 방대한 지식을 가진 천재'라는 인상을 받았지만, 정작 나의 역량 부족으로 그 내용을 따라가기 힘들었다.  


   

그러나 이번 작품은 전작보다 더 흥미롭게 읽었다. 저자와 함께 블랙홀로 들어가 화이트홀로 나오는 신비한 경험을 했다. 물론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었지만, 저자는 '물리학을 모르는 사람(=나)'과 '물리학을 잘 아는 사람'을 모두 고려하여 집필했다고 한다. 나는 특히 화이트홀의 '양자 이론'을 다룰 때 이해가 잘 안되어 두 번, 세 번 반복해서 읽었다.     




책에서 저자가 제시하는 이론은 다음과 같다 :


❝별은 수십억 년 동안 수소를 헬륨으로 변환하다가 연소가 끝나면 압축 붕괴하여 블랙홀을 형성한다. 블랙홀은 별의 물질을 빨아들이며, '호킹 복사'로 에너지를 소진한다. 블랙홀의 물질은 점점 압착되어 '플랑크 별'에 도달하고, 그곳에서 압착을 멈춘다. 플랑크 별은 양자 터널을 통해 화이트홀로 전이하고, 블랙홀의 물질이 화이트홀에서 다시 팽창한다. 이처럼 블랙홀은 화이트홀의 반전된 형태이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우주는 빅뱅으로 시작해 블랙홀의 종말로 끝난다고 하지만, 그의 이론은 블랙홀이 화이트홀로 환생하여 끊임없이 순환할 가능성을 제시한다. 동양의 불교에서 말하는 윤회 사상처럼, 인간의 존재 또한 탄생과 죽음으로 끝나지 않고 계속해서 돌고 돈다는 점과 일맥상통한다. 인간이 사물과 우주와 하나임을 깨닫게 하는 그의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연구 결과에 박수를 보낸다.

매거진의 이전글 타인의 DNA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