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경 피비솔 대표/한국코칭학회 회장
심리학자에 의한 코칭이 비전문가에 의해 제공되는 코칭과 다르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은, 다양한 배경을 가진 수많은 코치들이 각각 자기 방식으로 '밀실'에서 진행하는 코칭을 '광장'으로 끌고 나오는 것이 아닐까?
코칭 대화는 프로세스에 따라 이루어진다. 학자마다, 혹은 코치마다 다양한 코칭 프로세스를 주장하고 있는데 한국코칭심리학회에서는 Whitmore(1992)가 제시한 GROW프로세스를 표준 모델로 활용하고 있다. GROW란 Goal, Reality, Options, Will의 머리자를 딴 표현으로 ‘성장’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어 코칭의 정신과도 일치한다. 코치와 피코치(코칭받는 사람)가 마주 앉으면 가장 먼저 해당 세션에서 무엇에 관해 말하고 싶은지에 합의해야 한다. G단계의 코칭 대화를 사례*를 통해 살펴보자.
피코치 1: 이제 4학년인데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잘 모르겠어요. 가정 형편상 취업을 해야 하는데… 요즈음 취업이 장난 아니잖아요. 전 스펙도 신통치 않아요. 아르바이트하면서 학교 다니거든요. 그 흔한 어학연수 한번 못 가봤어요. 대학원, 피코치 1: 이제 4학년인데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잘 모르겠어요. 가정 형편상 취업을 해야 하는데… 요즈음 취업이 장난 아니잖아요. 전 스펙도 신통치 않아요. 아르바이트하면서 학교 다니거든요. 그 흔한 어학연수 한번 못 가봤어요. 대학원, 유학, 이런 걸 준비하는 친구들을 보면 부러울 때가 있어요. 솔직히 진학이 취업보다 쉽거든요. 우리 부모님은 왜 돈이 없나… 이런 생각도 해요. 유학, 이런 걸 준비하는 친구들을 보면 부러울 때가 있어요. 솔직히 진학이 취업보다 쉽거든요. 우리 부모님은 왜 돈이 없나… 이런 생각도 해요.
코치 1: 4학년이면 진로 문제가 가장 중요하지. 고민이 많구나. 그런데, 경제적으로 허락이 되면 대학원에 진학하고 싶은 마음이 있는 거야?
(이런 피코치를 만나는 것은 굉장한 행운이다. 이 사례의 피코치는 자신의 상황, 심정에 대해 잘 인식하고 있으며 자기 개방성도 높다. 코칭 프로그램에 자발적으로 신청한 피코치들은 이런 성향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조직에서 실시하는 임원, 혹은 팀장코칭의 경우 비자발적인 경우가 많고 본인의 부족함을 인식하기 어렵기 때문에 관계 구축이나 목표 설정이 쉽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피코치는 Prochaska와 DiClemente(1982)가 제시한 변화모델의 ‘숙고 단계’에 있다. ‘변화는 필요하나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겠다’는 양가감정 상태이기 때문이다. 코치 1의 반응은 피코치의 발달 과업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한 공감 및 진학, 혹은 유학이 진심으로 원하는 것인지를 확인하기 위한 기적 질문(Berg & Szabó, 2005)으로 구성되어 있다.)
피코치 2: 딱히 그런 것도 아니에요. 솔직히 공부를 좋아하거나 잘하는 스타일도 아니고…
코치 2: 부모님이 돈이 많아서 맘대로 해도 된다면 졸업 후에 뭘 하고 싶어?
피코치 3: 글쎄요…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는데…
코치 3: 그래? 그럼 지금 선생님이랑 같이 한번 생각해 보자.
(피코치 2에서 진학이나 유학은 대응적 목표 reactive goal로 판명되었다. 대응적 목표란 피코치가 내적, 외적 자극에 대해 일차적인 반응으로 원하는 목표이다. 주로 고통에서 벗어난다 든 지 하는 내용일 확률이 높다.. 이는 자극 및 자신의 상황에 대한 성찰 reflection을 통해 맥락화 contextualization과정을 거치면서 조정된 목표 adapted goal가 된다(Clutterbuck & David, 2013).
코치 2는 조정된 목표를 찾기 위해 같은 형태의 질문을 다른 내용으로 던진 것이다. 이 사례에서 피코치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분명하게 알지 못하는데, 이런 경우 코치는 피코치의 성찰과 맥락화를 도와 피코치가 진심으로 원하는 것을 발견할 수 있어야 한다. 피코치가 지금 조정된 목표를 알지 못한다고 해서 목표가 없는 것은 아니다. 많은 피코치는 불만과 답답함만 있고 원하는 상태를 정확히 모른다. 코치 3은 피코치의 성찰과 맥락화 과정을 함께 하겠다는 코치의 의지가 표현된 것이다.)
피코치 4: 어… 부모님이 돈이 많으면… 졸업 후는 잘 모르겠고… 일단 지금을 이렇게 살지 않을 것 같아요.
코치 4; 그래? 그럼 어떻게 살 것 같은데?
피코치 5: 미래를 준비하는 시간을 더 많이 가질 것 같아요. 지금은 수업, 과제, 알바 이렇게 하루하루가 돌아가요. 뭐가 되고 싶은지, 뭐를 하고 싶은지, 뭐를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해 볼 겨를이 없어요. 그러고 보니 대학원을 못 가고 취업을 해야 해서 우울한 것이 아니라, 졸업은 다가오는데 준비된 것이 너무 없다는 생각 때문에 불안한 것 같아요. 부모님이 돈이 많아도 진학을 하지는 않을 것 같아요. 저도 취업해서 돈 벌고 싶어요.
(코치의 안내에 따라 피코치는 자신의 현실을 되짚어 보면서 드디어 조정된 목표를 발견한다.)
코치 6: 중요한 발견을 했구나. 역시 00(피코치 이름)이는 총명하단 말이야. 그럼 오늘 선생님하고는 졸업까지 남은 기간 동안 취업을 위해 무엇을 준비하는 게 좋을지에 대해 조금 더 구체적으로 얘기해보는 것이 어때?
피코치 6: 좋아요 선생님, 갑자기 뭔가 될 것 같아요.
(코치는 조정된 목표가 단회코칭으로 성취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목표 달성을 위한 첫걸음으로 당회 세션에서 무엇부터 시작하면 좋을지를 제시한다. 이는 다회코칭이 예정된 경우 가능하다. 코치에 의해 제시된 세션 목표는 피코치의 동의가 필수적이다. 만약 코치 6에 대해 피코치가 “그것도 좋지만 지금 제게 더 중요한 것은…” 등의 표현으로 동의하지 않는다면 코치는 자신의 가설 hypothesis을 버리고 피코치가 동의하는 세션 목표를 발견할 때까지 대화를 진행한다.)
코칭 목표가 중요한 이유는 코칭 대화가 방향을 잃지 않게 가이드해 준다는 것과 코칭의 성과를 판단하는 기준이 되어 준다는 것이다. 위 사례의 경우 Reality 단계를 거쳐 Options 단계에서 피코치가 취업을 위해 지금 어떤 행동을 해야 하는지를 발견한다면 코칭이 성공적이었다고 간주할 수 있다. mind
이 글의 제목은 Hall 등이 1999년 발표한 논문의 제목 'Behind Closed Door: What Really Happens in Executive Coaching'에서 차용하였다.
* 이 사례는 필자가 진행했던 코칭을 피코치의 동의를 받아 핵심적인 내용들로만 재구성한 것이다. 실제 코칭 대화에서는 훨씬 더 많은 공감과 탐색이 이루어진다.
이희경 피비솔 대표/한국코칭학회 회장 | 사회심리 Ph.D.
'건강한 사람의 성장'을 목적으로 하는 코칭에 심리학 이론을 접목시키는 노력을 20년째 하고 있다. 국내 코칭심리학의 탄생에 일조했고 현재 한국코칭심리학회장을 맡고 있는데 소망이 있다면 더 많은 심리학자들이 코칭에 관심을 갖게 되는 것이다. 코칭에서 만나는 다양한 개인들을 관찰하며 인간의 마인드 즉, 인지, 정서, 동기가 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세밀하게 들여다보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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