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IDGE ∙ 설계하며 비우며 지우며

Three Months, Recorded

by 마음건축소

마음의 ‘나’는 사라졌다.


그리고 나는,

마음의 공간, 작은 여백에 입주했다.


낡은 설계도를 살피던 시간에

나를 위해, 오늘을 위해

조심스레 그려 두었던 자리


마음 현장 사무실.

마음의 ‘나’와 함께 만든 그곳.


그곳에 입주한 지,

어느덧 3개월이다.


Three Months, Recorded
3개월의 기록


내 마음의 뉴(NEW) 기획서는 완벽했다.

적어도 종이 위에서는,


그 기획서를 토대로

기획 설계를 마쳤다.



마음건축 기획설계

마음건축소∙인사이트룸 https://mindarch.tistory.com/8



기획 설계도 완벽했다.


하지만

나의 진짜 니즈를 반영하는 계획설계부터

대지 현황과의 충돌이 시작되었다.


자기 돌봄 | 30분

첫날은 성공, 둘째 날은 실패.

경보 시스템이 울린다.
“봐, 이건 너를 위한 게 아니야. 해야 할 일들이 있잖아.”

나: “아, 나는 정말 못 쉰다."


도움 요청

한 사람을 정했는데, 말을 꺼낼 용기가 안 난다.

또 경보 시스템이 울린다.
“폐를 끼치면 안 돼. 그냥 혼자 견뎌.”

나: “여전히 같은 생각을 하고 있네.”


오늘의 축하

첫날은 했고, 그다음부터는 잊었다.

경보 시스템이 울린다.
“이 정도는 기록할 가치도 없지.”

나: “여전히 작은 것을 무시하는구나.”

계획은 계획이었고, 현실은 생각보다 복잡하다.


곳곳에는 여전히 오래된 벽이 남아 있다.

어느 순간에는 예전처럼 창문을 닫아버리고,

가끔은 다시 기둥 하나에 모든 무게를 싣는다.


외부 장식에 집착하고,

기둥에 기대려 하고,

미래 불안이 다시 고개를 들 때도 있다.


그때마다 경보시스템이 작동한다.


그러나

그 복잡함 자체가

지금의 나에게는

깨달음이 된다.

배움이 된다.


아, 내 경보시스템은 이렇게까지 경계하고 있었구나
아, 나는 이렇게까지 자기 자신을 무시해 왔구나
아, 이 변화가 이렇게 어려운 거구나


그리고 분명히 달라진 것.


깨달음의 순간,

또 예전으로 돌아갔네”라고

스스로 알아차릴 수 있다는 것.


고장 난 것이 아니라,

일시적으로 후퇴했을 뿐이라는 것을

이제는 안다.


알수록 궁금해진다.

나를 더 알고 싶다.

진짜 나를 찾고 싶다.


그래서

나를 발견할 시간이 필요했다.


설계하며 비우고, 지으며 사는 삶.


그래서

나는,

지금,

프리랜서가 되었다.


시작은 이유 보다

기회에 가까웠다.


그 사이 임원이 되었었다.


그럼에도 회사를 떠난 것은

번 아웃도, 오명도 아니었다.


창의적이고 싶고,

주도적이고 싶은 나는,

아직 그 구조와 결이 맞지 않았다.


그리고 결정적인 순간.


전쟁터 같은 구조 안에서

버틸 수 있었던 이유,

그 이유와 정면으로 부딪히는

첫 임무를 받던 날.


그때 깨달았다.

버티고 있었던 것이

사실은

나 자신을 잃고 있는 과정이었다는 것을.


그래서

내가 나왔다.


임원이 된 지 2개월 만에.

대표의 분노를 뒤로 하고.


오히려 다행이었다.

그 실망은 기회처럼 느껴졌다.


내가 간신히 붙들고 있던

우화 속 ‘돼지 한 마리’를 버릴 기회였다.


그 한 마리가 전부가 아닌데...

다양하고 많은 존재들이 있는데,

그 사실이 그제야 보였다.


퇴사 후,

나는 집에서 프로젝트로 일한다.


5년 후 이직
10년 후 파트너십으로 독립
15년 후 해외 거주


과거의 계획은, 몇 년 후가 아니라

지금이 되었다.


단계도 건너 띄어

독립으로 향했다.


완전하지는 않지만

대표라는 이름 아래,


함께 일하는 방식을, 다시 선택해 보려는 마음으로.

지금부터 자유로워지겠다는 마음으로.

여백의 마음으로.


삶의 방향은

계획이 아니라

지금을 향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래서

나에게 머무를 공간이 필요해졌다.



NOW

나는

마음의 공간 한쪽,

아직은 작은, 여백에 입주했다.


마음 건축 현장 사무실.


그곳에서 나는

나의 니즈를 알아가고,

모르는 것에 대한 시장조사를 하고,

맞는 것으로 조정하고,

필요 없는 것은 비운다.


기본설계도도 없이

실시설계도도 없이

샵드로잉을 하며.


짓고,

비우고

다시 짓는 반복 속에서,


나는 내가 아닌 것을 덜어낸다.

비워진 공간은, 나로 채워진다.


그렇게 설계하며, 비우며, 지으며

나에게 가까워진다.


나의 모든 공간은 진행형이다.


“완료되었습니다”가 아니라,

“진행 중입니다.”


완벽함이 아닌, 완성형이 아닌 삶.


나는 더 이상

‘끝나야만 안심되는 삶’을 목표로 두지 않는다.


완성된 사람이 되는 대신,

방향을 찾아 길을 걷고

지도를 그리는 사람이 되기로 한다.


나는 완공을 기다리지 않는다.

설계하며 지으며, 이 집에서 산다.


짓는 과정이 삶이고, 그 삶은 이미 나의 것이다.



나는

낡은 설계도에서

고통의 ‘WHY’를 찾았다.


새 설계도에서는

기초(Foundation)의 ‘WHY’

그리고 ‘WHAT’ , ‘HOW’ , ‘WHO’를 묻는다.

나는 무엇을 원하는가
왜 이것이 하고 싶은가
왜 나에게 필요한가
이것은 나에게 어떤 의미인가
어떻게 실행해야 할까
실행한 것을 어떻게 이어갈 것인가


나는 도면을 들고 문을 나간다.


오늘의 30분 자기 돌봄을 위해.

누군가에게 “나 좀 힘들어”라고 말하기 위해.

‘오늘 좋았던 일’을 기록하기 위해.


완벽해지기 위해서가 아니라

더 자유롭기 위해,

더 나답게 살기 위해.


그리고 묻는다.

이 과정에서 나는 누가 되어가는가


그 질문이 올라오는 순간,

BUILD 2의 문이 열린다.


모형의 삶을 지나, 나의 공간으로.



건축일기 | 잠시 숨을 고르며, BUILD1에서 BUILD2로


비우고 다시 짓는 마음의 공간, BUILD 1은

무엇을 고칠 것인가가 아니라

어떤 기준으로 살아갈 것인가로 이끌어 주었습니다.


그리고


글을 짓는 동안,

이미 만들어 둔 구조임에도

그에 맞추어 쓰는 글임에도

글을 쓴다는 일이,

결코 가볍지 않다는 것을 다시 알게 되었습니다.


브런치의 작가님들 글을

더욱 존중하게 된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긴 글을 읽고,

글을 달아 주시고,

라이킷과 팔로우를

아낌없이 주시는 작가님과 독자님들.

그 열정이

제가 계속 달릴 수 있는 힘이었습니다.


이 마음을 가득 모아서,

BUILD2를

차분히 준비할 시간을 조금 가져보려 합니다.


괜찮을까요.

너그러이 “괜찮다”라고 하실 것 같습니다.

그 믿음으로,


3월 7일에 다시 인사드리겠습니다.


마음건축소와 함께,

머물러주시는 그 마음,

고맙습니다.


그리고

미리 인사드립니다.

다가오는 설, 풍성하고 평안이 보내세요.


SUN드림


나의 공간, ‘기획 설계도’ 전문을,

'마음건축소 · 인사이트룸'에 담아두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