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아침 종이 위 펜 끝에서 만나는 나
나는 매일 아침 굿모닝으로 시작하는 글을 쓴다.
'아티스트 웨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된 모닝 페이지. 모닝 페이지를 간단하게 소개하자면 매일 아침, 의식의 흐름대로 3쪽 분량의 글을 쓰는 것이다.
처음 쓰기 시작한 날은 2018년 10월 23일이었다. 100일 정도는 모닝 페이지를 매일 썼다. 중간에 안 쓴 기간도 있었지만, 올해 초 "나 지금 이대로 괜찮을까? 나는 앞으로 어떻게 나아가야 할까? 내가 정말 원하는 삶의 방향은 어디일까? 나는 이제 무엇을 해야 할까? " 등의 질문이 떠오른 것을 계기로 다시 모닝 페이지를 쓰고 있다.
6공 다이어리 노트에 1페이지에서 3페이지까지, 컨디션에 따라 쓰는 양은 다르지만 매일 쓴다.
2018년, 모닝 페이지를 처음 쓰기 시작할 때 나는 3살 아이를 키우는 경력 단절녀이자 평범한 전업맘이었다.
무난한 추석을 보내고 문득 하나의 질문이 내 마음 깊은 곳에서 뜨겁게 올라왔다. '나 이렇게 살아도 될까?'라는 질문. 내 마음은 '이렇게 살기 싫어'라고 즉각적으로 답했다.
당시 나의 생활과 육아가 불행한 것은 아니었지만, 만족스러운 것도 아니었다. 아이만 키우다가 내 인생이 끝날 것 같은 불안감 때문에 이렇게만 살고 싶지 않았다. 안타깝게도 그때의 나는 무엇을 해야 할지 몰랐고 고민한답시고 한 달 정도를 방황만 했다.
방황 끝에 한줄기 빛처럼 만난 책이 있었다. 줄리아 카메론의 '아티스트 웨이'
결혼하기 전에 중고서점에서 구매 후 읽지 않고 8년 넘게 책꽂이에 꽂혀만 있던 책이었다.
운명처럼 아티스트 웨이가 생각났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책은 12주간 매주 하나의 주제와 관련된 과제가 있는 워크숍 형태였다. '나 이렇게 살고 싶지 않아'라는 마음이 간절했던 나는 순수한 마음으로 저자 줄리아 카메론이 이끄는 대로 따라갔다. 혼자 책을 읽고 과제를 수행했다. 300만 원짜리 워크숍이라고 생각하며 끝까지 해내려고 했다.
주제와 상관없이 매일 아침 30분 정도 3페이지 분량의 모닝 페이지를 써야 했고, 매주 자기 자신과 단 둘이 2시간의 시간을 갖는 아티스트 데이트를 해야 했다.
꼭 해야 하는 두 가지 외에 매주 주제와 관련 있는 10가지 정도의 크고 작은 과제들도 있었다. 사실 육아를 하면서 쉬운 과정은 아니었다. 하루에 최소 두 시간 정도 온전히 내 시간을 만들어야 관련된 과제들을 해낼 수 있었다. '나 이렇게 살아도 될까?'에 대한 답을 찾고자 매주 과제 중 몇 가지를 제외하고는 끝까지 해냈다.
그만큼 간절했다.
나 이렇게 살아도 될까? 앞으로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한 나의 마음이...
처음 새벽에 일어나서 모닝 페이지 쓸 때 참 많이 울었다. 그냥 그렇게 눈물이 났다. 살아오면서 후회되는 일, 실패했던 일, 좋았던 일, 감사한 일, 미워했던 사람, 사랑하는 아이와 신랑에 대해서도, 당시에 같이 살았던 남동생, 고인이 된 엄마, 아빠, 또 아빠가 재혼한 엄마까지... 내 안에서 올라오는 생각들을 거침없이 써 내려갔다.
그렇게 쓰다 보니 작고 가여운 나 자신이 보였다. 그 작은 모습으로 잘 살아내려 했던 나의 모습이 안쓰러웠다. 그냥 내가 나를 위로해주고 싶었다. 내 마음이 궁금했고 묻고 싶었다. 그 마음으로 새벽마다 모닝 페이지에 의지했다. 모닝 페이지는 나의 진실한 상담사이자 마음 넓은 친구였다.
쓰고 울고 회복하고 또 쓰고 울고 회복하고...
이 과정을 반복하면서 나는 내 마음과 조금씩 가까워졌다.
내 마음과 가까워진다는 것은 나다워지는 길이었다.
모닝 페이지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알려준다고 한다.
그렇게 100일 정도 정말 날 것 그대로의 내 안에서 올라오는 글을 매일매일 쓰다 보니 처음으로 내가 나를 위해서 하고 싶은 일이 생각났다.
내 삶을 기록하자.
나와 내 삶을 기록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블로그에 글을 쓰기 시작했고, 그림으로 일상을 기록했다. 기록하면서 내 삶은 서서히 달라지기 시작했다.
모닝 페이지는 우리의 내부를 그려낸다. 모닝 페이지를 씀으로써 통찰력과 빛은 변화의 힘과 하나가 된다. 그렇게 되면 상황에 대해서 불평만 하기보다는 건설적인 행동을 하게 된다. 모닝 페이지는 우리를 절망에서 벗어나게 하고, 꿈에도 생각지 못했던 해결책으로 안내해준다. -아티스트 웨이 38p
아티스트 웨이 저자 줄리아 카메론은 모닝 페이지를 일종의 명상이라고 한다. 명상의 목적은 내 생각의 관찰이다. 내 의식의 흐름대로, 내 안에서 쏟아져 나오는 생각을 글로 쓰는 모닝 페이지. 이 과정은 나를 가장 나답게 드러나게 해 준다. 펜을 통해 종이에 써 내려간 내 생각과 마음은 있는 그대로 나를 드러내도 괜찮았다. 나의 존재는 안전했다. 누구에게도 거부당하거나 비난받지 않았다. 나의 현실을 인정했고 위로하고, 격려했다. 그리고 나만의 해결책과 방법을 찾아나가게 했다.
모닝 페이지를 쓰면서 깨달은 것은 '나에 대한 모든 답은 내 안에 있다.'라는 것이다.
이걸 해보라고 타인이 알려준 답이 아니라 내가 묻고 내가 찾은 답! 그것이 나다운 방법이었다. 내 안에서 제시하는 답대로 실행하면 거기서 또 한 걸음 더 나아가게 하는 중요한 것을 찾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
나에 대한 모든 답은 내 안에 있으니까.
나를 나답게 하는 나만의 답을 찾기 위해, 나는 굿모닝! 인사를 시작으로 매일 모닝 페이지를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