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박사의 직장생활 클리닉. 직장생활 리얼리티
직장은 직장 나름대로의 일반적인 문화와 특성이 있다. 직장생활은 학교 생활이나 가족 관계와는 다른 “직장”, 즉 “일하는 곳”이다. 그리고 “일”과 관련된 곳이기 때문에 생기는 고유한 특징이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특징들을 정확하게 이해해야만 건강하고 활기찬 직장생활을 할 수 있다. 만약 ‘직장’, 즉 ‘일하는 곳’이 가지는 특징을 잘못 이해하고 있다면 불필요한 스트레스나 문제들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직장은 이익집단이다. 즉 성과를 달성하기 위해 모인 목적적인 집단이며, 비즈니스 및 그 결과를 성취하고자 하는 뚜렷한 목적이 있는 곳이다. 비즈니스를 위한 목적적 관계라는 전제 하에 나름대로의 문화를 조성하게 되고 다양한 특성들이 발생하게 된다. 이를 제대로 인식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첫째 과업이다.
가히 힐링의 시대라고 할 만큼 힐링 열풍이 불어 닥치고 있다. 그동안 묻혀왔던 직장생활 과정의 어려움과 ‘갑’들의 횡포들이 속속들이 드러나면서 ‘을’에 대한 위로와 공감이 넘쳐난다.
이와 같은 현상이 발생하는 이유는 그동안 어렵고 힘든 직장생활에 대해 단지 참아내기만 했던 것에 대한 반작용이라고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즉 직장생활에서 겪는 스트레스나 부정적 감정들을 효과적으로 다루지 못해 왔음을 시사한다.
그런데 과연 이와 같은 힐링 열풍이 긍정적인 것만 있을까?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오히려 현실적이고 냉정한 판단이 수반되지 않는다면 우리가 생각하지 못한 부작용도 발생하게 된다. 과도한 힐링 열풍은 별생각 없이 지냈던 현재의 상황에 대한 불만족을 증가시킬 수 있다. 또한 지금의 상황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이나 해결을 하고자 하는 의지가 사라지고 냉철한 자기 분석이나 개선 노력을 감소시킬 수도 있다.
말 그대로다! 세상은 원래 힘든 법이다.
생각해보면 과거에도 고난과 역경이 없었던 시기는 없었다. 학창 시절에는 공부 자체가 스트레스였으며, 나름대로의 성장통에 괴로워했다. 성인이 되면 모든 것이 다 풀릴 거라는 기대는, 성인으로써의 책임감 및 독립성에 대한 요구와 학창 시절보다 더 춥고 냉혹한 현실에 직면하게 되면서 사라지게 된다.
그중에서도 직장생활과 같은 목적적 관계 및 이익집단에서의 생활은 더욱 고단하다. 조직 전체의 목표와 그를 위해 할당된 본인의 성과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노력과 에너지를 투자해야 한다.
그렇게 노력한다고 해도 모두 성공하는 것은 아니며, 철저한 경쟁관계 속에서 생존해야만 한다. 게다가 이와 같은 현실적 인생살이는 끝도 없어 보인다. 한 사람의 책임 있는 성인으로 살아가는 동안에는 계속 직면해야만 한다.
이를 겪지 않는 방법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직장을 그만두면 된다. 그럼 직무 스트레스도 없으며, 힘들고 까다로운 대인관계에 노력을 기울일 필요도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정말 행복하고 즐거워질까? 아마도 아닐 것이다. 직장을 다니지 않게 되면, 또 다른 종류의 어려움과 힘듦이 나를 괴롭힐 것이다. 즉 어디에서 어떻게 살아가던지, 독립된 성인으로 세상을 사는 것 자체가 힘든 법이다.
그럼 인생이 힘들기만 하고 고난과 역경의 연속뿐이기만 한가? 당연히 그렇지는 않다.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기 위해서는 오랜 기간 동안의 훈련과 연습을 거듭해야 하며, 그 과정 상 끊임없는 인내와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나름대로의 성취감과 자부심을 느끼게 되며, 이를 바탕으로 힘든 과정들을 극복한 후에야 세계 최고라는 영광스러운 결과를 얻게 되는 것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충분한 노력과 인내를 통해서 얻게 된 결과여야 의미가 있는 것이지, 우연히 혹은 쉽게 얻은 결과는 나를 크게 즐겁게 하지 못한다. 이 때문에 가끔 큰 금액의 복권에 당첨된 사람들이 결국 불행하게 되거나, 혹은 부모가 이루어 놓은 부와 재산을 흥청망청 써버리는 잘못된 금수저들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즉 힐링을 논하기 전에 충분한 열정을 가지고 자신의 일에 몰입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열심히 운동을 마친 후 들이키는 물 한 모금이 가장 시원한 법이다. 오랜 기간 동안 공들인 프로젝트를 마치고 난 후, 그동안의 과정과 어려움을 서로 나누며 마시는 맥주 한잔이 가장 맛난 법이다.
힐링을 앞세워 현재의 상황을 회피하거나 노력과 인내를 게을리하지 말고, 열과 성을 다해서 자신의 역할에 충실하는 것이 먼저이다. 그리고 난 후 힐링으로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 순리이다. 나의 열정과 노력을 통해서 성취한 것이 가장 값진 것이며, 스스로 이 과정을 이겨내고 극복하는 자만이 달콤한 열매를 맛볼 자격이 있는 것이다.
만약 자동차를 운행을 하는데, 24시간 내내 쉬지 않고 운행을 한다면 어떤 문제가 생길까? 엔진이나 부품들의 노후화가 빠르게 진행될 것이며, 적절한 정비와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음으로써 잦은 고장과 문제들을 일으켜 차의 수명을 급격하게 감소시킬 것이다.
기계나 차의 경우에도 적절한 휴식과 관리가 필요하며, 휴식과 관리를 통해 오랫동안 좋은 상태로 사용할 수 있는 것처럼 사람의 경우에도 충분한 휴식과 재충전, 즉 힐링이 필요하다.
직장인도 마찬가지이다. 하루 종일 바쁜 업무와 일정을 소화하면서 정신없이 하루를 보내다 보면 어느새 저녁이 된다. 그 와중에 힐링할 시간과 여유를 찾기도 힘들며, 때로는 자신을 관리하고 휴식을 취하는 것 자체가 사치로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적절한 관리와 휴식이 없다면 기계나 차이던, 아니면 사람이던지 간에 문제가 생기고 쉽게 고장 날 수밖에 없다. 결국에는 자신의 잠재력과 역량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할 것이다.
그런데 직장생활이란, “월화수목금금금”이라는 자조적인 표현에서도 나타나듯이 주말에도 업무를 하거나 혹은 과도한 업무로 충분한 휴식과 관리를 하지 못하는 경우들도 있다. 차에 광택을 내고 정비를 하며 공을 들여 관리하듯이 열심히 일하느라고 수고하고 고생한 스스로를 힐링해야 한다. 그래야 건강하고 즐거운 성취가 지속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소위 성공한 사람들을 부러워하거나 그렇게 되고 싶어 하기도 한다. 그런데 실제로는 그들 성공의 결과만을 보는 경우가 많으며, 그 뒤에 숨어있는 오랜 기간의 노력과 인내는 쉽게 간과한다. 성공을 위하여 본인을 과도하게 혹사하는 것도 문제이며, 충분히 노력하지 않고 힐링에만 너무 심취하는 것도 문제이다.
하지만 직장생활이 어디 내 마음대로 되던가? 스스로 열정과 적극성을 가지고 일하는 것도 좋으나, 그 과정 중 본인의 상태를 모니터링하면서 적절한 휴식과 관리를 병행하는 것도 필요하다. 만약 이와 같은 과정들이 적절히 이루어지지 않으면 심리적 에너지가 소진되어 일에 대한 열정이 식어버리거나 때로는 ‘퇴사’라는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된다.
자신의 열정과 노력, 그리고 힐링 간의 적절한 균형을 유지해야 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