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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박사 레오 Nov 17. 2020

AI 면접의 가치와 미래

CEO와 HR을 위한 심리학. AI 면접의 가치와 미래

Photo by Owen Beard on Unsplash



* 참고로 저는 임상/상담 심리학을 전공하고, 정신과에서 심리평가/진단 및 정신감정과 심리치료를 전공한 임상가이면서, 동시에 HR에서는 선발 평가 및 리더십 역량 진단 도구 개발(AC, 역량검사, 심리검사 등)과 코칭 등을 수행하고 있는 사람임을 먼저 알려드립니다. 

* AI에 대해서는 거의 지식이 없는, 심리학을 전공한 일개 역량과 역량평가 및 면접 전문가의 견해라는 제한을 고려하여 보시기를 권합니다. 




1. 저도 열정이 가득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벌써.. 20여 년 전..

저도 한참 열정이 가득할 때가 있었습니다. 

샘솟는 아이디어와 새로운 도전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던 시절이었죠^^


그 당시 제가 수행했던 프로젝트는 '가상현실을 활용한 운전 공포증 치료 프로그램'이었습니다. 

교통사고 등으로 인하여 발생한 PTSD(Post-Traumatic Stress Disorder, 외상 후 스트레스 증후군)를 치료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이었습니다.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아이디어였기도 하며, 지금 생각하면 참 유치한 수준이나 엘란트라를 반으로 뚝! 잘라내고 3면으로 된 운전 시뮬레이션을 사용하던 것이었습니다. 

이를 통해 교통사고로 인한 PTSD 증상을 보이는 환자들에게 보험금을 지급해야 하는 보험회사들이 주요 잠재고객이었습니다. 

(혹시 이 글을 읽으시고 지금이라도 관심 있으신 분은 언제든지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당시 21세기를 이끌어갈 국가과제 사업 G7 프로젝트(? 아마 맞을 겁니다!)의 일환으로 당대에 인공지능이나 가상현실의 대가분들과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그때 제가 하고 싶었던 작품은 (물론 지금도 간절히 하고 싶은^^) 다양한 자극들이 배치되어 있는 방에 아이들이 들어가서 마음껏 놀고 나오면 저절로 지능, 성격, 정서상태 등이 측정되는 심리검사 세팅이었습니다. 

아이들은 그냥 새로운 방에 들어간다는 생각으로 입장을 하지만 그 안에서의 모든 활동들이 기록되고 유의미한 통합과 해석을 통해 아동의 심리적 성향을 분석해 내는 것이지요. 

지금의 개념으로 말하면 심리검사의 게임화(Gamification) 정도라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2. 모든 것은 평가(데이터)가 될 수 있다


당시에는 우리나라 가상현실 분야의 대가분들과 술 한잔 놓고 꿈을 꾸던 이야기였으며, 

그냥 '새롭고 창의적인 아이디어' 정도였던 그 생각들이 이제는 현실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가상현실이 아니라 진짜 현실과 같은 수준의 게임이 현실화되었고, 

내가 꼭 주인공이 된 것 같은 느낌을 생생하게 가질 수 있는 레벨의 RPG들이 인기를 얻어가고 있습니다. 

이제는 까탈스럽고 성가시게 구는 인간이 아니라 챗봇과 대화하면서 위안과 힐링을 얻고, 

실제 사람이 아닌 AI 기반의 대화 대상자를 선택하여 외로움을 달래는 시대가 왔습니다. 


이와 같은 변화들이 과학자들이나 일반인들에게는 새로운 테크놀로지와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로 자리 잡을 것입니다. 

그런데 저 같은 평가 전문가 입장에서 보면, 이는 모두 사람의 행동을 진단하고 평가할 수 있는 소중하고 가치 있는 데이터들의 집합이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그 반응이나 패턴을 정확하게 기록하고 측정할 수 있으며, 이와 같은 자료들을 분석하고 연구하면 많은 정보들을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즉, 이 방대한 빅데이터(?!)를 진단이나 평가와 연계하다면 그것이 바로 심리진단 도구가 되는 것이며, 이를 통해 도출한 정보는 인간의 행동을 설명하고 예측하는데 큰 기여를 할 수 있습니다. 


단 그 과정은 인간 행동을 진단하고 평가하는데 적용되어 왔던 방법론들이 엄격하고 정밀하게 적용되어야 하며, 새로운 방법에 대한 새로운 평가 방법론의 개발과 적용 역시 필요하기도 합니다. 

중요한 것은 이와 같은 과학기술 발전을 활용한 진보나 발전을 묵혀 둘 필요가 전혀 없으며, 

잘 분석하고 관련된 데이터를 처리하고 구조화할 수 있다면 이전에는 비하여 더욱더 양질의 새로운 정보와 인간 행동 이해와 예측이 가능할 것이라는 점입니다. 



3. AI 면접의 미래 방향


기본적으로 AI 면접을 향한 노력들에 대해서는 언제든지 환영하고 인정합니다. 

왜냐하면 그와 같은 노력 자체 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AI 면접을 향한 노력과 실행이 의미 있는 이유는, 

첫째, 기술 발전을 반영한 최첨단 접근법인 것 맞습니다! 새로운 기술을 접목하여 현재의 프로그램이나 프로세스를 개선하고자 하는 의도는 항상 좋은 것이라 생각합니다.  

둘째, 미래 변화의 방향성을 제시합니다. 인사 쪽 분야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AI 기반 솔루션은 미래 지향적인 접근인 것은 맞습니다. 앞으로 많은 분야들에서 AI의 활용이 대세일 것이 분명한데, 인사적 측면에서도 당연히 이를 활용해야겠지요. 

셋째, 특히 최근 부각되고 있는 언택트 시대에 부응하는 평가 방식이 될 수 있습니다. 'AI = 언택트'는 아니지만, AI는 언택트 상황인지 컨택트 상황인지에 별로 상관없습니다. 그래서 AI 기반의 면접 솔루션 혹은 인재에 대한 평가 솔루션을 가지게 된다면 이는 훨씬 더 폭넓은 활용성을 보일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 개인적으로 제안하는 방법은, 

첫째, 철저한 구조화를 지향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면접의 종류에는 구조화된 면접과 비구조화된 면접이 있습니다. 이 중에서도 구조화된 면접을 어느 정도 AI로 구현하는 것이 적절하며, 만약 철저한 구조화와 그와 관련된 반응 분석이 이루어진다면 내용 분석도 좀 더 가능할 것입니다. 특히 구조화된 면접에서의 질문들을 구체적인 확인과 검증이 가능한 수준으로 세분화하여 제시한다면 아마도 상당 수준의 면접 Screening이 가능할 수 있을 것이라 예상할 수 있습니다. 

둘째, 표준화된 상황면접 형식을 도입하는 것입니다.

이 방법은 업무와 관련된 대표적이고 특정적인 상황을 구성하여 면접 형식으로 제시하는 것입니다. 만약 영업사원의 영업역량이나 콜센터 직원들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검증하기 위한 면접이라고 한다면 AI 면접이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현재는 지필 형식으로 이를 제시하거나(SJT 검사 형식) 아니면 면접관이나 훈련된 배우가 역할 연기 방식으로 이를 적용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그러나 이 방식이 모든 지원자에게 동일하고 표준적인 상황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면접관 변인과 역할 수행자(배우)의 변인이 강하게 반영되기 때문입니다. 이런 경우 AI 면접이나 혹은 표준화된 형식의 가상(적으로 만든) 현실 상황을 제시하는 것이 유용할 수 있습니다.  

셋째, 궁극적으로는 Gamification을 지향하는 것입니다.

단순히 Game 형식으로 만드는 이상으로 제대로 된 게임화를 지향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온라인이나 스마트 폰 게임의 경우, 게임을 시작하는 단계에서 게임의 배경을 우선 설명합니다. 그리고 각 단계별로 해결해야 하는 과제를 부여합니다. 그 과제는 싸움이 될 수도 있으며, 협업인 경우도 있으며, 농사를 짓는 것일 수도 있고, 도시를 건설하는 것도 있습니다. 이와 같은 과정을 거쳐 한 단계를 마치게 되면 다음 레벨로 올라가게 됩니다. 이와 같은 과정을 반복하면서 만렙의 경지에 이르게 되지요. 

이와 같은 과정을 업무와 관련된 온라인 혹은 가상현실 유사 상황을 구성하여 제시하는 것입니다. 즉, 회사에 입사하여 업무를 처리하는 상황 하에서, 상사와 동료와의 다양한 관계를 설정하고, 과업을 부여하였을 때 어떻게 대처하고 해결하는지를 보는 것입니다. 그리고 전형적인 문제 상황을 제시하고 이에 대하여 어떻게 대처하는지를 관찰하고 평가하는 것입니다. 

이를 저 개인적으로는 '스토리가 있는 상황 제시형 과제(혹은 면접)'이라고 칭합니다. 즉, 게임과 같이 스토리를 부여하여 몰입감이 더 높아지면, 그 과정과 단계들에서 현실과 유사한 의사결정 과정들을 하게 하고, 그 과정에서 관련 역량이나 능력을 평가하는 방법입니다. 




개인적으로 HR 역사에 한 줄 들어가야 할 정도의 업적이라고 스스로 자부하는 프로젝트가 있습니다. 

모-게임회사에서 아이패드를 통해서 하도록 개발한 게임 형식의 선발검사를 개발한 일입니다. 

오래전부터 제가 존경하던 고객분께서 내신 아이디어를 함께 작업하여 실제 현실화한 것입니다.  

비록 여러 가지 사정으로 개발 후 후속 연구나 모니터링 등이 제대로 되지 않았으나 그 과정 자체가 매우 흥미롭고 많은 배움이 있었습니다. 

특히 그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가장 크게 얻은 것은 심리검사나 역량검사, 혹은 미래의 평가나 진단이 어떻게 가야 할지에 대해서 많이 고민해본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그래서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모-회사의 AI 면접(?)과 관련된 다양한 시스템을 보면서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첫 번째는 이와 같은 새로운 도전에 큰 박수와 인정을 보내고 싶다는 생각이었습니다. 

두 번째는 이를 구현해 내는 기술력과 전문성 있는 인력들이 너무 부러웠습니다. 

세 번째는 이와 같은 상품을 마케팅하는 능력이었습니다(이는 칭찬의 의미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ㅠㅠ^^)

네 번째는 내가 얼마나 게으르고 뒤처져있는지에 대한 반성과 자책이었습니다ㅠㅠ


어찌 되었건, 혹은 어떠한 비판이 있건, 새로운 시도 자체는 인정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더 좋은 작품과 결과를 내기 위해 여러 가지 의견과 피드백을 수렴하고 수용하는 자세 또한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와 같은 자세와 태도를 가지고 있다면 더욱 좋은 시스템으로 발전시켜 진정한 AI 면접의 선도 주자가 될 것입니다. 

저는 못했지만, 그래도 먼저 앞서 이와 같은 좋은 작품을 만드신 분들께 건투를 빕니다!!^^




AI 면접 시리즈

1. AI 면접? 글쎄요.. : AI 면접의 효용성

2. AI 면접 로직 분석 : 뇌과학과 전두엽

3. AI 면접 과정 분석 : 게임 형식과 Gamification

4. AI 면접의 가치와 미래 : AI 면접이 가야 할 길




본 글과 함께 읽으시면 좋을 글은 다음과 같습니다. 


https://brunch.co.kr/magazine/ceo-hr


https://brunch.co.kr/brunchbook/interviewclinic




https://mindclinic.net/


https://www.personalit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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