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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박사 레오 Jul 06. 2022

판사 영화가 없는 이유

Photo by bruce mars on Unsplash



1. 왜 판사(가 주인공인) 영화(드라마)는 없을까?


Photo from SBS Homepage


최근 개인적으로 즐겨보는 드라마가 있습니다. 

SBS의 '왜 오수재인가'라는 드라마입니다. 

'오수재'라는 스타 변호사를 중심으로 풀어가는 권력과 권모술수, 사랑과 배신, 그리고 수많은 공격과 모함을 극복하고 이겨내는 과정을 심장 쫄깃하게(?) 잘 풀어내는 드라마입니다. 


이와 같은 법정 이야기는 주제나 내용 전개 등의 극적인 요소 등으로 인하여 자주 드라마의 소재로 쓰입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미드 중 '슈츠(Suits)'라는 드라마 또한 변호사들의 이야기를 소재로 하고 있습니다. 

저뿐 아니라 모든 한국인들이 애정하는 배우인 톰 크루즈가 주인공이었던 'A few good man'이라는 영화와 얼마 전 종영한 이준기 주연의 '어게인 마이 라이프' 등은 검사들의 활약을 소재로 한 영화입니다. 

이처럼 검사나 변호사들의 이야기는 영화나 드라마의 단골 소재로 사용됩니다. 


그런데 혹시 '왜 판사 영화는 잘 사용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있습니까?

법정이라는 배경은 영화나 드라마의 소재로 자주 사용됩니다. 

그리고 법정 안에는 검사와 변호사, 그리고 판사라는 주요 역할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변호사와 검사들이 주로 소재로 쓰이는 반면에 상대적으로 판사를 소재로 하는 드라마와 영화는 드뭅니다. 



2. 능동적 성격 VS 수동적 성격



이에 대한 여러 가지 해석이 있을 수 있으나, 심리학적 관점에서 보면 성격적인 측면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사람의 성격을 구분하는 차원에는 여러 가지가 있으나 그중 하나가 바로 능동적 성격과 수동적 성격으로 구분하는 방법입니다. 

능동적 성격은 자신의 의지나 요구에 따라서 상황을 개선하고 바꾸고자 하는 성향을 보이는 사람을 말하며, 

수동적 성격은 주변 상황의 요구에 자신을 맞추어 행동하는 경향을 보이는 사람을 말합니다. 


능동적인 성격의 사람은 자기중심적인 목표 지향적 행동이 강합니다. 

자신이 뜻하는 바를 이루기 위하여 어떠한 어려움이나 장애가 있더라도 이를 극복하고 해결하여 자신이 원하는 것을 쟁취하고자 합니다. 

그래서 주도적이고 적극적인 행동을 하며, 상대방을 설득하거나 영향력을 행사하고자 합니다. 

반면에 수동적인 성격의 사람은 상황에 자신을 맞추고자 합니다. 

굳이 갈등이나 문제를 일으키지 않으려고 하며, 대립이나 갈등을 피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자신의 주장을 하기보다는 타인의 주장에 맞추어 주려고 하며, 소극적이고 튀지 않는 행동을 합니다. 


검사는 상대방의 잘못을 찾아내어 형을 부여하는 공격적이고 능동적인 역할을 주로 합니다. 

변호사 또한 의뢰인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적극적인 방어 행동과 대응을 해야만 합니다. 

그래서 이 두 가지 역할은 대표적인 능동적 역할을 하게 됩니다. 

반면에 판사는 자신이 직접 재판에 개입하거나 적극적인 공격이나 방어를 하지는 않습니다. 

대신에 적절한 거리를 유지한 채 냉정하고 객관적이며 합리적인 판단을 하는 역할입니다. 

이는 대표적인 수동적 역할에 해당합니다. 


따라서 영화나 드라마가 자극적이고 강렬한 흥미와 재미를 유발하기 위해서는 주인공이 주로 능동적 역할을 해야만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주로 검사나 변호사가 주인공이 되며, 흥미진진하고 역동적인 내용으로 관객을 사로잡습니다. 

그런데 판사가 주인공이 되는 영화는 잔잔하고 감동적인 영화이거나,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일반적인 판사가 아닌 괴짜 판사의 독특한 행동이 주를 이루는 내용이 많습니다. 



3. 새로운 상황에 적응하는 방법



이와 같은 능동적 성격과 수동적 성격의 구분은 우리 삶 속에서도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특징들이 가장 잘 드러나는 상황은 새로운 상황에 접했을 때입니다. 

능동적 성격의 사람은 새로운 상황이라도 자신의 의지를 펼치며 상황을 개선하고자 하는 노력을 하거나 상황적 요소들을 통제하거나 변화시키고자 합니다. 

반면에 수동적 성격의 사람은 새로운 상황에 접하게 되면, 우선 상황을 살피고 파악하고자 하거나 자신을 상황에 맞추거나 충분히 상황이 파악된 후에 행동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아주 간단한 예로, 학창 시절 매년 새로운 친구들과 새로운 반이 만들어지게 됩니다. 

이때 능동적인 친구들은 새로운 친구와 선생님과의 만남에서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그래서 본인 스스로 나서서 '임시 반장'을 자청한다던가 낯선 친구들에게 다가가 '너 맘에 든다! 나는 OOO이야, 우리 잘 지내보자!' 등과 같이 적극적으로 관계를 형성하기 위한 활발한 활동을 합니다. 

반면 수동적인 친구들은 일단은 담임 선생님의 성향과 주요 과목별 선생님의 특성, 그리고 주변 친구들에 대한 대략적인 파악이 될 때까지는 굳이 나서지 않고 잠잠하게 조용히 생활합니다. 

대략적인 상황이 파악되고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한 판단이 선 후에 슬슬 활동을 시작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이와 같은 패턴들이 유용하게 적용되는 경우는 새로운 회사에 취업 또는 이직을 하거나 기존의 업무와는 다른 새로운 업무를 담당하게 되거나 팀을 이동했을 경우입니다. 


능동적인 성격의 사람은 새로운 상황에서 적극적이고 주도적인 활약을 하고자 합니다. 

이를 긍정적으로 보면 열심히 하고자 하는 열정과 노력으로 보일 수 있으며, (상황을 충분히 파악하지 못한 채) 자신이 해 오던 방법이나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방식으로 적극적으로 행동합니다. 

따라서 주변의 환경과 갈등이나 대립이 발생할 소지도 매우 높아집니다. 


반면에 수동적인 성격의 사람은 새로운 상황에서는 일단 복지부동하며 상황을 파악하고자 합니다. 

이를 긍정적으로 보면 눈치가 빠르고 새로운 상황에 잘 순응하는 것으로 보이며, 어느 정도 충분한 정보가 수집되고 상황 파악을 한 후부터 행동하기 시작합니다. 

대신에 주도성이 부족하거나 너무 자기주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으며, 기본적인 긴장감이 높고 본인의 요구가 좌절되거나 내적 스트레스가 쌓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4. 성격? 역할에 가깝다



능동적 성격과 수동적 성격에 대한 구분은 엄밀히 말하면 성격이라고 보기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상황적 및 시간적 일관성이 적기 때문입니다. 

다른 말로 표현해서 그때그때 다른 특징들을 보이기 쉽습니다. 

그래서 상황적 요구를 고려한 본인이 선택한 역할이라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합니다. 


일반적으로는 능동적 성향과 수동적 성향은 외향형 성격과 내향형 성격과 가장 유사합니다. 

하지만 꼭 100% 일치하는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내향형 성격의 사람들도 업무 장면에서는 매우 능동적 행동을 보이지만 사적이고 개인적 영역에서는 수동적인 행동을 보이는 경우가 흔히 있습니다. 

이를 역량으로 표현하면, '목표 지향적'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습니다. 

반면에 외향형 성격의 사람들도 가족들과 함께 있을 경우에는 자신의 주장을 하기보다는 가족의 요구에 맞춘 수동적 역할에 집중하는 경우들도 많습니다. 

굳이 정의하자면, 수동적 역할을 능동적으로 수행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능동적 성격과 수동적 성격이라는 이분법적인 구분과 외향형 성격과 내향형 성격이 딱 일치하는 것은 아니지만 유사한 패턴을 보이기는 합니다. 

외향형 성격과 내향형 성격은 특성에 해당하며, 어떤 상황에서라도 안정적이고 일관적인 패턴을 보입니다. 

반면에 능동과 수동의 구분은 상황적 특성이나 상황에서 요구되거나 기대되는 역할에 따라 가변적인 특성이 강합니다. 

그래서 성격보다는 역할에 가깝다고 보는 것이 좋습니다. 



5. 드라마의 성공 공식


Photo by K. Mitch Hodge on Unsplash


성공하는 드라마에는 나름대로의 성공 공식이 있습니다. 

주요 등장인물들 중 적당한 능동적 성격과 수동적 성격의 조합이 잘 맞아야 합니다. 

성공이나 목표만을 위해서 무조건 달려 나가는 강한 캐릭터(MBTI로 말하면, 외향적이고 사고형 성격(ET)의 인물, DISC로 말하면 Dominance Type), 

사람들을 하나로 엮고 적극적인 촉진자나 화합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사람(MBTI로 말하면, 외향적이고 감정형 성격(EF)의 인물, DISC로 말하면 Influencing Type), 

상황이나 주변 사람들에게 영향받지 않고 꼿꼿이 자기 만의 원칙을 고수하는 망부석 같은 사람(MBTI로 말하면, 내향적이고 사고형 성격(IT)의 인물, DISC로 말하면 Compliance Type), 

천사와 같이 선하고 순한 역할로 안쓰러움과 더불어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드는 사람(MBTI로 말하면, 내향적이고 감정형 성격(IT)의 인물, DISC로 말하면 Steadiness Type) 

등이 꼭 필요합니다. 


이 중 능동적 성격의 사람들은 드라마에 강한 파장을 불러일으키며 강력한 긴장감을 줍니다. 

그리고 이들을 돕는 수동적 성격들의 감칠맛 또한 빼 놓을 수 없는 드라마나 영화의 재미이기도 합니다. 

이와 같이 색다르고 다양한 캐릭터들이 엮어가는 다양한 스토리와 에피소드들이 시청자나 관객의 공감을 잘 이끌어 낼 때 성공적인 드라마나 영화가 됩니다.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떤 때에는 다른 성향의 사람들을 보면서 부럽기도 하고 나의 부족함만 생각하는 경우들도 있으나 어떤 성격도 불필요한 성격은 없습니다. 

각자 나름대로의 존재 가치와 역할이 있으며, 각기 장단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만약 자신에게 적합한 상황과 역할을 수행한다면 만족과 즐거움과 더불어 자신에 대한 큰 가치와 성취감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때로는 내가 맞나 하는 회의에 사로잡혀 자책을 하거나 자신감이 떨어지는 일도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나의 스스로에 대하여 잘 이해하고, 자신의 특징과 장단점을 잘 알고 있으며, 이를 고려하여 자신의 삶을 주도하고 리드해 간다면 성공적이고 행복한 삶을 만들어 갈 수 있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내용의 드라마에, 어떤 주연으로 적합합니까?

내 인생의 주인공이 되기 위해서는 이와 같은 자기 이해와 자기 탐구가 필요합니다. 

이것이 성격을 공부하는 목적이자 즐거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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