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글은 4부와 5부 사이 쉬어가는 글입니다.
내가 치료된 시점은 치료자의 의술이 아닌 차가운 의술 뒤에 숨겨진 환자의 고통을 대하는 그의 따뜻한 마음을 알아차린 순간이었다. 정신분석도 좋고 꿈 분석도 다 좋았지만 무엇보다 의사가 환자를 생각하는 마음이 진심이라는 것을 여러 각도로 내 눈으로 확인했기 때문이다.
‘환자’가 아닌 ‘한 명의 인격체’로 대우해 주는 모습. 주치의를 만난 건 내 인생의 가장 큰 복이었다. 나라는 사람을 있는 그대로, 내 감정을 있는 그대로, 내 생각을 있는 그대로, 존중하고 이해하고 받아들여준 ‘최초의 타인’이었다. 있는 그대로 나를 봐준 그런 의사 덕에 보답이라도 하듯 건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마음이 생기기 시작했다. 나도 당신 따라 돕겠다는 마음이 치료 과정과 별개로 일어났다. 그런 의사를 만났고 함께할 수 있었던 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이었다.
나> 단 하루 만이라도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어요.
‘단 하루만’이라는 간절함, 그토록 바라던 일이 이뤄졌으니 그걸로 만족한다.
주치의> 저도 어느 순간 인지하지 못한 순간에 (네오 님이) 성숙한 것이 확 느껴집니다.
내가 나약하듯 의사 역시 나약한 인간이라는 사실, 인간은 누구나 다 나약하고 자기모순적 존재라는 사실, 인간에 대한 실망감과 한계를 인식한 순간, 의사 없이도 자가 치료가 시작되고 있었다.
주치의> 본인이 어느 시점에서 치료되었는지 잘 떠올려보세요. 치료자가 생각하는 치료 시점과 내담자가 생각하는 치료 시점은 달라요. (내담자 사례 수퍼비전 받을 당시)
지금까지 내가 얘기한 나의 41년간의 마음 여정이 불교에서 다 설명할 수 있는 얘기라고 하면 믿어지실까?
<불교대학, 경전 대학을 포함해서 제일 많이 든 생각이 '불법을 좀 더 일찍 공부했더라면 그 오랜 세월 그렇게 답답하게 살진 않았겠구나'하는 안타까움의 탄식이었다. 그게 벌써 20년이고 내 오랜 방황과 화두를 스스로 찾긴 했는데 돌이켜보니 너무 많은 세월과 돈과 에너지를 낭비한 뒤였다.> - 2023년 2월 경전 대학 졸업 소감 중 일부 -
좌충우돌과 오랜 방황, 돈과 에너지 낭비는 이제 나의 얘기로 멈췄으면 좋겠다.
※ [5부: 성장] 내 인생의 마지막 공부, 불교 - 에서 계속 됩니다.